"자금성이 조용해" 혁명가요 개사했다가…中유명 희극인 억대 벌금
당국 "항일 가요 내용 함부로 조작 안돼"…예정된 공연도 줄취소
- 정은지 기자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중국의 인기 코미디언이 '혁명 가요'를 개사해 불렀다는 이유로 1억 원이 넘는 벌금을 맞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연임을 목표로 하는 당대회가 약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국이 여론 검열을 강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중국 펑파이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문화관광국은 전일 중국을 대표하는 '샹성'(相聲·상성) 배우인 궈더강의 특별 공연에 대해 4만8687만 위안(약 970만 원)을 몰수하고 48만6875위안(약 97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한편 공연 관리통제 강화를 지시했다.
해당 공연을 올린 극장 측에는 11만 위안(약 2200만 원)의 벌금과 함께 관련 인원을 엄중 조치했다고 밝혔다. 몰수액과 벌금 총액은 64만5000위안(약 1억 3000만 원)에 달한다.
상성 배우는 중국의 전통 희극 예술 상성을 전문으로 하는 희극인을 말한다. 우리나라 만담가나 서방의 스탠드업 코미디언과 유사하다.
중국 당국은 지난 7월 24일 우한에서 진행된 궈더강의 공연을 문제 삼았다. 궈더강은 당시 혁명 가요인 '사랑하는 토비파를 연주하며'(弹起我心爱的土琵琶)를 불렀다. 항일 전쟁 내용을 담은 '철도유격대'의 삽입곡으로도 유명하다.
원곡에는 '호수가 조용하다'라는 가사가 포함됐는데, 궈더강은 이를 '자금성이 조용하다'고 개사해 불렀다. 이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되자 일부 네티즌은 혁명 가요를 희화화해 민족 감정을 상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우한시 문화관광국은 공식적으로 의견을 접수해 조사를 진행했다. 당국은 "해당 공연은 합법적인 허가를 받아 진행됐으나, 가사 개사는 사전에 신고되지 않았다"며 "이는 '영업성 공연 관리 조례'의 관련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항일 내용을 담은 노래는 중화민족의 민족적 정서를 응축한 것으로 기관이나 개인은 이를 왜곡하거나 조작해선 안된다"며 "당국은 영업성 공연의 내용 심사·감독을 강화해 문화시장의 레드라인을 튼튼하게 구축해 건전하고 질서있는 공연 시장 환경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궈더강이 출연하는 다른 공연 취소로 이어지고 있다. 펑황망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는 18~19일 허베이성 랑팡에서 공연이 예정됐던 궈더강과 위첸 주연의 연극 '워터우회관' 공연이 취소됐다.
이 외에 옌타이, 칭다오, 난창 공연 역시 연기되며 사실상 취소 수순을 밟고 있다. 10월 31일로 예정됐던 항저우 상성 공연 역시 티켓 판매가 중단됐다.
상성 배우 궈더강이 주축이 된 더윈사는 11개 공연팀과 400여 명의 배우를 보유한 거대한 극단으로 성장했다. 베이징 등 주요 도시에서 열리는 정규 공연만 하더라도 연간 수천 만 위안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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