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언도 뛴 中 '시골축구' 열풍…"선수·관중 넘쳐도 中축구 성장 한계"

英매체, 지역 풀뿌리 축구 인기와 실태 조명
"당국 주도 잘못된 개입에 한계…'프로 연결고리' 부재"

마이클 오언 <자료사진>./News1 DB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2001년 발롱도르 수상자인 잉글랜드 축구 스타 마이클 오언이 최근 중국의 시골축구 리그 '춘차오'(村超)에서 직접 경기를 뛸 정도로 중국의 아마추어 축구 열풍이 뜨겁지만, 이 같은 흥행이 중국 축구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언은 지난달 25일 구이저우성 룽장현에서 열린 춘차오 리그 경기에 지역팀 '룽장 니우비' 소속으로 출전해 두 골을 넣었다. 팀은 3-4로 패했지만, 그는 경기장을 찾은 수천 명의 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2023년 시작된 춘차오는 노동자, 학생 등으로 구성된 마을 대표팀이 참가하는 아마추어 축구 리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며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고, 관광객까지 몰리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1월 개막한 춘차오 4번째 시즌에는 137개 마을팀이 참가했다.

이 같은 성공을 계기로 중국 각 지방정부도 앞다퉈 자체 아마추어 리그를 출범시켰다. 대표적인 사례가 장쑤성의 도시 축구리그인 '쑤차오'(蘇超)다. 올해 결승전에는 6만2329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으며 중국 프로축구 역대 최다 관중 기록에 육박했다.

가디언은 "대회 후반부 평균 관중은 3만 명을 넘어섰다"며 "프랑스 리그1의 지난 시즌 평균 관중(약 2만7500명)보다 많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도 이러한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24년 신년사에서 춘차오를 언급하며 "활력이 넘치고 번영하는 중국을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U23(23세 이하) 축구 국가대표팀 <자료사진>.ⓒ 신화통신=뉴스1
춘차오 흥행에도…전문가들, 中 체질개선 효과에는 '글쎄'

다만 축구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흥행이 중국 축구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에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베이징에서 스포츠 전문 매체 '차이나 스포츠 인사이더'를 운영하는 마크 드레이어는 가디언에 "리그가 성공할수록 국가와 축구협회, 체육당국이 개입하게 될 것"이라며 "결국 기존의 잘못된 정책들이 이처럼 자생적으로 성장한 리그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6년 중국축구협회(CFA)는 오는 2050년까지 세계 축구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와 관련해 2020년까지 축구 인구 5000만 명을 육성하고 축구장 7만 개를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 중국 축구는 행정 실패와 부실한 운영에 발목이 잡혔다. 중국슈퍼리그(CSL)는 해외 스타 영입을 위해 거액의 연봉 경쟁을 벌였지만, 2020년대 들어 자금난과 부패 스캔들이 잇따르면서 여러 구단이 해체됐다.

가디언은 "현재 중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1위에 머물러 있다"며 "올해도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드레이어는 중국 특유의 '톱다운(top-down·하향식)' 방식을 문제로 지목했다. 그는 "축구는 보텀업(bottom-up·상향식) 성장을 해야 하지만 중국은 엘리트 선수 육성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다른 나라들은 이미 그 방법을 알고 있다.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축구 전문가 로언 시먼스는 "구이저우의 사례는 자연스럽게 시작됐지만 이후에는 지방정부들이 문화·관광 효과를 노리고 유사한 리그를 만들었다"며 "진정한 의미의 풀뿌리 축구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시먼스는 또한 "여전히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이어지는 경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