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中포위훈련에 경계 상향…라이칭더 "침착한 대응" 주문

대만 국방부 "24시간 동안 130대 군용기 적발…철저히 감시"
위험구역 7곳에 항공기 진입 금지…항공편 900편·10만명 영향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총통부에서 국가 안보 보호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11.26 ⓒ AFP=뉴스1 ⓒ News1 정은지 특파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 인민해방군이 29일부터 이틀간 대만을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 훈련인 '정의사명'(正義使命)-2025'를 진행함에 따라 대만의 경계감도 높아지고 있다.

30일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전일 오전 6시부터 24시간동안 14척의 군함, 8척의 공무선, 130대의 군용기를 적발했다. 군용기 중 90대는 대만 북부, 중부, 서남부 및 동부 공역을 침범했으며 국방 당국은 이를 철저히 감시하고 대응했다고 밝혔다.

라이칭더 총통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만해협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를 유지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공통된 기대로 대만은 지역 구성원으로서 이를 견지하고 있다"며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최근 군사적 압력을 빈번하게 높이고 있는데, 이는 책임있는 대국이 해야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라이 총통은 "모든 해상 순찰 및 국군 형제 자매들에게 특별히 감사를 전한다"며 "높은 전문성과 사명감으로 해안 방어와 영공의 최전선에서 각종 위협에 침착하게 대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책임있는 태도로 갈등을 고조시키지 않고 분쟁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이 순간 군민이 한마음으로 잘못된 정보에 현혹되지 않는 것이 민주주의의 고향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대만 민항국은 중국군이 예고한 실사격 훈련과 관련해 대만해협 주변에 임시 위험구역 7곳을 설정하고 항공기 진입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항공편 총 941편과 승객 10만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의 대중국 교섭창구인 대만 해협교류기금회의 뤄원자 사무총장은 "중국이 군사 훈련을 실시하는 목적이 반드시 즉각적으로 대만을 점령하려는 것이 아니라 인지전을 통해 대만의 심리적 인내력과 사회적 합의를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대만 포위 훈련' 이틀째인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대만을 포위하고 실탄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전날(29일) 동부전구에서 공개한 지도를 보면 대만과 인접한 북부, 동부, 서부, 남부 등 대만을 둘러싼 5개 지역을 훈련 장소로 설정했다.

이는 중국이 지난 2022년 9월 낸시 팰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해 대만 포위 훈련을 진행한 이래로 대만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이른바 '영해 기준선'과 '12해리선'에 근접했거나 진입한 것이라고 대만연합망 등 현지 언론은 진단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