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쓰촨성 강진 실종 남성, 17일 만에 '기적'의 생환

수력발전소 직원…동료 돌보고 홍수 막으려 댐 방류 조치하다 대피 늦어져

6일 (현지시간) 규모 6.8 강진이 발생한 중국 쓰촨성 루딩에서 구조대원이 부상을 당한 주민을 옮기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이달 5일 중국 쓰촨성 남서부를 강타한 규모 6.6 강진으로 실종됐던 남성이 17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돼 화제다.

당시 지진은 쓰촨성에 5년 만에 발생한 최대 규모 강진으로, 확인된 사망자만 최소 93명이며, 대피 인원은 수천 명에 달했다.

생존 남성은 산중에 위치한 수력발전소 직원으로, 지진 발생 당시 부상한 동료들을 돌보고 홍수를 막기 위해 댐 방류 조치 등을 하다 대피가 늦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AFP 통신은 중국국영라디오(CNR) 보도를 인용, 쓰촨성 완둥 수력발전소 직원 간위가 부상당한 채 현지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고 전했다.

간위는 지진이 발생한 9월 5일 동료 뤄융과 함께 근무를 서던 중이었으며, 두 사람은 지진으로 다친 동료들에게 응급처치를 하면서 홍수를 막기 위해 댐의 물을 방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후 두 사람은 약 20km를 걸어 발전소를 벗어나려 했지만, 간위는 근시가 심각한데 난리통에 안경을 분실해 산길을 빠져 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두 사람은 멀리 떨어진 구조대에 구조 요청을 하기 위해 옷을 벗어 나뭇가지에 걸고 흔드는 등의 노력을 했지만 요청이 닿지 않았고, 이에 뤄융이 직접 도움을 청하러 간 사이 간위가 혼자 남아 기다리게 된 것이다.

5일 (현지시간) 규모 6.8 강진이 발생한 중국 쓰촨성 루딩에서 구조대원이 주민을 대피시키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뤄융은 이끼와 대나무 잎으로 침대를 만들고 야생 과일과 죽순을 구해와 간위에게 준 뒤 구조대를 찾아 나섰다. 그리고 사고 발생 사흘 만인 9월 8일 구조 헬기에 발견됐다.

이후 뤄융과 구조 헬기가 9월 11일 간위의 침대가 위치한 곳을 찾아냈지만, 간위는 이미 그곳에 없었다고 한다. 남은 건 버려진 옷과 발자국 뿐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이번 주 초 발전소 인근 주민으로 지역 지리에 밝은 현지 농민 니 타이가오가 대피소에서 마을로 돌아오자, 마을 사람들은 그와 함께 간위 수색에 참여했다고 한다.

결국 니 타이가오와 마을 사람들은 9월 21일 오전 산중에서 간위의 희미한 울음소리를 들었고, 조금 뒤 나무 아래 누워 있는 간위를 발견했다.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간위가 위치한 산중까지 구조대가 다다르는 데 몇 시간이 더 걸렸으며, 그날 오후 간위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다발성 골절상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다.

CCTV 보도 영상에서 간위는 수척한 모습이지만 자신의 이름을 또박또박 말하고 구조대원들이 제공한 간식을 조심스럽게 먹었다고 AFP는 전했다.

sab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