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홍해행 송유관 확장 검토…호르무즈 우회 수출로 키운다
로이터 "하루 100만~200만 배럴 증설…쿠웨이트 등 주변국도 이용 가능"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페르시아만이 아닌 홍해로 원유를 수송하는 동서 송유관의 처리 용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란 전쟁 과정에서 위험성이 커진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원유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로이터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사우디가 서부 홍해 연안으로 이어지는 원유 송유관 용량을 늘리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이를 이용할 경우 사우디뿐 아니라 일부 인접국도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해 더 많은 원유를 수출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사우디의 동서 송유관은 1980년대 초 건설된 시설로서 동부 산유 지대에서 서부 홍해 항구 얀부까지 원유를 수송한다.
현재 이 송유관은 하루 최대 700만 배럴의 원유를 홍해 연안으로 수송할 수 있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에 따르면 이 가운데 약 200만 배럴은 서부 해안 정유시설에 공급되고, 약 500만 배럴이 수출된다.
소식통은 "아람코가 일부 주변국들과 이 송유관 처리 용량을 하루 100만~200만 배럴 더 늘리는 방안에 대한 사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처리 용량 확대 방안으론 기존 시설 개량과 송유관 신설이 모두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또 "원유뿐만 아니라 정제유 운송도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걸프국 가운데 쿠웨이트와 바레인, 카타르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수 있는 자체 수출 경로가 없다. 이 때문에 이들 나라는 올 2월 말 미국·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이란 전쟁이 발발한 뒤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원유 수출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라크의 경우 튀르키예로 이어지는 송유관을 보유하고 있지만 분쟁과 잦은 가동 중단 때문에 실제 처리량은 설비용량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이터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걸프 산유국들이 최대 하루 1200만 배럴 규모의 생산을 중단하게 만들면서 국제유가 급등을 불러왔다"며 지난달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후 원유 수송이 일부 재개됐으나 전쟁 전 수준엔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로이터는 "사우디의 송유관 용량 증설 추진엔 수년간 수십억 달러가 소요될 것"이라며 "사우디의 원유 가격 결정 방식 조정도 필요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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