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세 짐바브웨 대통령, 임기연장·직선 폐지 개헌…野 "헌정쿠데타"

2017년 쿠데타로 집권…임기 2028년서 2030년으로 연장

에머슨 음낭가그와 짐바브웨 대통령이 2024년 6월 19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의 유니언 빌딩에서 열린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했다. 2024.06.19.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에머슨 음낭가그와(84) 짐바브웨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대통령 직선제를 폐지하고 자신의 임기를 오는 2030년까지 연장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안에 서명했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닉 망가와나 짐바브웨 정부 대변인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헌법 개정안의 공포 사실을 공개했다.

이 개정안에는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5년에서 7년으로 연장하는 조항이 담겼다. 이에 따라 음낭가그와 대통령은 오는 2030년까지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

개정안은 또한 1987년 도입된 대통령 직선제를 폐지하고 의회에 대통령 임명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음낭가그와 대통령은 2017년 군사 쿠데타로 장기 집권자인 로버트 무가베 전 대통령을 축출한 후 집권했다. 이후 2018년과 2023년 재선에 성공했고 5년 임기를 마친 뒤 2028년에 퇴임할 예정이었다.

야권은 이번 개정안이 '헌정 쿠데타'에 해당한다며 여당 짐바브웨 아프리카민족동맹애국전선(Zanu-PF)의 권력 장악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ZANU-PF는 198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짐바브웨를 지배하고 있다. 이번 헌법 개정안도 현재 상·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ZANU-PF의 찬성으로 지난달 국회에서 통과됐다.

야권 변호사 텐다이 비티는 X를 통해 "이는 짐바브웨 국민 수백만 명으로부터 권력과 정당성을 빼앗아 정당 경선의 절차와 결과를 통제할 수 있는 자들에게 넘겨주는 것"이라며 개정안이 "권력의 완전한 사유화"를 허용했다고 비판했다.

민주주의 활동가 러브모어 마두쿠는 음낭가그와 대통령이 "국민의 선거로 집권했으면서도 자신을 집권하게 해준 바로 그 권력을 빼앗기 위해 그 직위를 이용하고 있다"고 AFP통신에 전했다.

지난 3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짐바브웨 정부가 개헌 반대파를 상대로 폭력과 협박을 행사했다고 밝힌 바 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