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바꿔라"…이란 미사일 놓고 베팅한 도박꾼들, 기자 협박

폴리마켓 이용자들, 200억 걸린 내기 결과 뒤집으려 신변 위협까지

16일 미·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 속에 동예루살렘의 한 건물 옥상에 떨어진 이란 미사일 잔해가 드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2026.03.1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암호화폐 기반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 이용자들이 베팅 결과를 바꾸기 위해 기자를 협박한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자사의 군사 전문기자 에마누엘 파비안은 최근 이란의 미사일 공격 관련 보도를 수정하라는 압박과 함께 살해 위협을 받았다고 밝혔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10일 이란의 탄도미사일이 예루살렘 인근 베이트셰메시 인근 공터에 떨어졌다는 파비안의 보도였다. 그는 구조당국 등을 인용해 "미사일이 시 외곽에 떨어졌으며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후 일부 폴리마켓 이용자들이 파비안에게 이메일을 보내 '떨어진 것은 미사일이 아니라 요격된 미사일의 잔해'라고 보도를 수정할 것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파비안은 "이스라엘군에서 들은 정보와 영상을 종합하면 이는 탄도미사일이지 단순한 파편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파편은 이처럼 큰 폭발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후 더 많은 이메일이 왔고 협박 수위도 점차 높아졌다. 한 이용자는 메시지를 통해 "30분 안에 기사를 수정하라"며 "수정하지 않으면 상상하지 못할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다른 메시지에서는 "우리가 90만 달러를 잃게 되면 그 이상을 들여 당신을 끝장낼 것"이라며 "집 주소와 가족 정보도 알고 있다"고 위협했다. 일부는 금전 보상을 제시하며 보도 수정을 유도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박은 이메일, SNS, 메신저 등 다양한 경로로 이어졌으며 심지어 기자의 지인에게 접근해 보도 수정을 설득하도록 시도한 사례도 있었다.

파비안은 메시지를 보낸 이들을 추적해 이들이 폴리마켓에서 '이란이 3월 10일 이스라엘을 타격할까' 여부를 놓고 내기를 걸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폴리마켓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예측 시장 중 하나로, 사용자들은 다양한 미래 사건 발생 가능성을 두고 내기를 할 수 있다.

해당 베팅에는 1400만 달러(약 208억 원) 이상이 걸렸는데 베팅 규정상 요격된 미사일은 '공격'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공격하지 않는다는 쪽에 걸어 돈을 잃게 된 도박꾼들이 파비안에게 협박을 했던 것이다.

파비안은 결국 경찰에 신고했고 이스라엘 경찰은 현재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폴리마켓 측도 성명을 통해 "기자에 대한 괴롭힘과 위협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러한 행위는 서비스 이용약관을 위반하며 플랫폼 어디에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관련 계정을 차단하고, 수사 당국에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