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의 압박' 美 요구사항…이란 핵·미사일·대리세력 지원 중단
마두로 작전급 전력 보낸 트럼프 "시간 얼마 안남아"…압박 최고조
美요구, 군사·외교전략 전반 포기 수준…이란 "불가" 속 대응 고심
-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군사적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며 내건 협상 조건은 핵·미사일 프로그램과 중동 내 대리 세력 지원 중단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이 조건이 사실상 항복 요구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에 베네수엘라 군사작전 때보다 더 큰 규모의 미군 함대를 보냈다고 경고하며 "이란이 신속히 협상 테이블로 나와 공정하고 형평성 있는 '핵무기 금지' 합의를 해야 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는데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라늄 농축 활동의 영구적 중단과 기존 비축분 폐기, 탄도미사일 사거리 및 수량 제한, 하마스·헤즈볼라·후티 반군 등 역내 대리 세력에 대한 지원 중단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은 지난해 6월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에 위치한 이란 핵시설 3곳을 공습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주장했지만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과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핵 개발 능력이 수개월에서 수년가량 후퇴했을 뿐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전문가들은 주요 농축 시설 재가동 가능성은 낮지만 소규모 은폐 시설을 통한 농축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분석한다. 공습에 대비해 미리 숨겨둔 우라늄에 접근할 경우 핵무기 몇 기를 만들 수 있을 만큼의 핵연료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미·유럽 정보 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란이 해당 연료에 접근한 정황은 아직 없다.
탄도미사일 제한 요구는 이란이 이스라엘과 중동 내 미군 기지를 직접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약화시키겠다는 목적이다.
그러나 이 같은 요구는 사실상 이란의 군사·외교 전략 전반을 포기하라는 수준에 가깝다는 점에서 이란이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란 국회의장의 고위 고문인 메흐디 모하마디는 27일 밤 국영 TV에 출연해 "워싱턴의 조건은 이란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며 이는 곧 패배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본질적으로 이란의 항복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원할 때 언제든 공격할 수 있도록 스스로 무장 해제하라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그나마 중동 내 대리세력에 대한 지원 중단이 상대적으로 이란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으로 평가된다.
이란 경제는 심각한 침체에 빠졌고, 화폐 가치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으며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타격을 입은 우호 세력들을 지원할 재정적 여력도 부족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란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고 미국이 이를 빌미로 공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병력 증강이 베네수엘라에서의 군사작전보다 위력적이라고 직접 비교하기도 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체포 작전을 상기하며 이란 정권 수뇌부 제거 가능성까지 시사한 것이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우리의 입장은 군사적 위협으로는 외교가 효과적일 수 없고 결과를 낼 수 없다는 것"이라며 "협상을 원한다면 위협과 과도한 요구, 비현실적인 요구를 반드시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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