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서 아프리카 첫 G20 개최…트럼프 '백인 박해' 이유로 불참

美 반대에도 정상선언문 초안에 '기후위기' 언급 포함

22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나스렉 엑스포 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막일에 각국 정상이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5.11.22. ⓒ 로이터=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22일(현지시간) 아프리카 국가 처음으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렸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의를 보이콧한 가운데 정상선언문 초안이 합의되는 등, 남아공이 그리던 '다자 외교 촉진'의 그림에 흠집이 간 모습이다.

로이터·AFP에 따르면, 23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회의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등 세계 여러 정상이 참석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공식 일정에 돌입해 3차례 세션에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대만 유사시' 발언으로 인한 갈등 속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도 참석했으나 회담은 이루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남아공 흑인 정부의 백인 소수민족 박해 의혹'을 핑계로 불참했다.

연대 증진, 기후위기 대응, 재생에너지 전환, 부채 비용 감축 등의 주요 의제에도 동의하지 않는다며 미국 측 공식 대표단을 보내지 않겠다고 했다.

또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G20 실무대표단은 전날 미국의 의견 없이 정상선언문 초안을 작성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대에도 초안에는 기후위기에 대한 언급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에 "G20은 전통적으로 전원 합의로만 선언문을 채택해 왔다"며 "반복적인 미국의 반대에도 이를 무시하려는 남아공의 시도는 수치스럽다"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개막 연설을 통해 다자주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우리가 직면한 도전은 협력·협조·파트너십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음을 인식한다"며, 정상회의 개막과 동시에 채택된 공동 정상 선언문은 "다자주의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중요한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정상선언문 채택에) 압도적 합의와 동의가 있었고,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중 하나는 선언문을 채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내년 의장국인 미국은 회의 종료 후 인수인계 행사에만 임시대표를 보낼 예정이나 남아공 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내년 정상회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플로리다의 '웨스트팜비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미국이 주최한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