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산모·아기 '명재경각'…이스라엘, 마지막 구호선까지 나포
유니세프·WHO "남부 병원, 북부 피난민에 포화…의료 자원 고갈"
구호 선단 "마지막 선박 이스라엘군에 나포"…승선자들 구금돼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유니세프(UNICEF)가 가자지구 남부의 병원이 북부에서 탈출한 환자들로 의료 자원이 고갈되면서 산모와 신생아들이 극도로 열악한 상황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제임스 엘더 유니세프 대변인은 "가자에서 어머니들과 신생아들의 상황은 지금처럼 나빴던 적이 없다"며 "나세르 병원에서는 출산을 마친 여성들이 병원 복도에 줄지어 누워 있는 모습을 보고 있다"고 호소했다.
조산아 3명이 산소 공급원 1개를 20분씩 돌아가며 나눠 쓰는가 하면 드레싱 키트, 거즈와 같은 필수 물품뿐만 아니라 혈액 공급과 수혈 키드 등이 빠르게 부족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가자지구의 보건 시스템을 '붕괴 직전'으로 묘사했다. WHO에 따르면 가자의 36개 병원 중 단 14곳만 부분적으로 기능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점령지 내 WHO 대표 릭 피퍼콘 박사는 "모든 복도마다 매트리스와 환자들이 바닥에 있다. 환자가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며 "환자 상당수가 북부에서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지난 8월 가자시티 점령 계획을 승인했다. 가자시티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마지막 거점'으로 규정하고 공습을 강화해 왔다.
지난 9일에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가자시티에서 대피하라고 경고해, 북부를 빠져나와 갈 곳이 없는 주민들이 남부로 몰려들어 포화 상태를 이루고 있는 형편이다.
또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원조 물품을 빼돌린다고 주장하며 가자지구를 봉쇄해 왔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봉쇄를 뚫고 들어가려던 구호 선단 '글로벌 수무드 함대'(GSF)의 마지막 선박을 나포했다.
선단은 지난달 3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출발, 지난 1일 오후 3시쯤 가자지구 90해리(약 170㎞) 이내에 접근했다. 이 선단에는 스웨덴의 기후운동가 그레타 툰베리(22)도 탑승했다.
선단은 전날 오후 8시 30분쯤 선박 여러 대가 이스라엘군에 의해 차단 조치됐으며, 마지막 선박 '마리네트'도 이날 오전 가자로부터 약 42.5해리(79㎞) 떨어진 해상에서 나포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라디오는 해군이 마지막 선박을 장악하고 승선자들을 구금했으며, 선박을 이스라엘 아슈돗 항구로 인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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