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美, 브라질 대선 개입 말라"…트럼프와 G7서 신경전

보우소나루 삼남 유죄 판결에 트럼프 "브라질, 정치적으로 위험" 재차 비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2026.06.17.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받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오는 10월 치러질 브라질 대선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프랑스 G7 정상회의 후 스위스 제네바를 방문한 룰라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보우소나루 아버지든 아들이든 손자든 계속 좋아해도 된다"며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취향은 제각각인 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룰라 대통령은 "이제 브라질 선거에 간섭하지 말라. 미국 선거가 내 일이 아니라 그들의 일인 것처럼 브라질 선거는 브라질의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내가 미국을 존중하는 만큼 브라질에 대해서도 동일한 존중을 원하는 것뿐이다. 그게 전부"라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폐막식에서 기자들에게 브라질이 "다소 거친 나라가 됐다. 정치적으로 위험해졌다"고 발언했다.

룰라 대통령은 10월 4일 대선을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우파 성향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을 따돌리고 있다. 플라비우는 쿠데타 모의 혐의로 징역 27년을 선고받은 아버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장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취임 이후 정치적 동맹이었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하며, 그의 쿠데타 모의 혐의 재판을 '마녀사냥'으로 규정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재판에 넘겨지자 브라질산 제품에 10%의 기존 관세에 더해 커피·육류 등 브라질의 주요 수출품에 40%의 징벌적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워싱턴 DC를 방문한 플라비우와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나기도 했다.

전날 브라질 대법원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쿠데타 모의 재판을 방해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에 압박 조치를 로비한 혐의로 삼남 에두아르두에게 징역 4년 2개월을 선고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에두아르두의 유죄 판결이 "브라질 법원이 정치적 반대파를 겨냥해 자행하는 박해와 사법 정치화 양상의 일부"라고 비판했다.

룰라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가 "브라질을 잘 모르는 것 같다"며 "만약 그가 보우소나루 가족과의 관계를 통해서만 브라질을 안다면, 그것은 브라질을 진짜로 아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