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 11개월 만에 '데드크로스'…헤지펀드 150엔 아래 베팅
엔화 강세 '추세 전환' 신호…노무라 "목표 150~152엔 집중"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일본 엔화 환율(엔화 가치와 반대)이 최근 달러당 160엔대에서 153엔 안팎까지 급락하면서 외환시장에서 엔화 강세로 추세가 전환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기술적 추세 전환 신호가 나타났고 헤지펀드들은 연말 달러-엔 환율이 150엔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베팅을 확대하고 있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의 21일 이동평균선이 200일 이평선 아래로 내려갔다.
이처럼 단기 이평선이 장기를 밑도는 '데드크로스'가 나타난 것은 지난해 10월6일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정권 출범 이후 처음이다. 달러 기준 데드크로스는 통상 달러 매도·엔화 매수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엔화 강세 베팅은 옵션시장에서도 뚜렷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8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가장 활발하게 거래된 달러-엔 옵션은 오는 11월 만기, 행사가격 142.86엔의 풋옵션이었다.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풋옵션 거래량은 콜옵션의 3배를 넘어서 엔화 추가 강세에 대비하려는 수요가 두드러졌다.
제리 미니어 씨티그룹 주요 10개국(G10) 외환거래 글로벌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레버리지 투자자들이 통화시장의 잠재적인 체제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며 "연말까지 달러-엔이 150엔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겨냥한 옵션 구조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엔 환율은 8일까지 일주일 동안 약 5% 떨어졌다(엔화 강세).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와 다카타 하지메 심의위원의 매파적 발언으로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높아지면서 엔화를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했던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이 가속했다.
특히 지난 5월 일본 재무성의 시장 개입 당시에도 뚫리지 않았던 달러당 155엔선이 무너지면서 엔화 추가 상승 베팅이 늘었다.
그레이엄 스몰쇼 노무라 선임 외환 현물 트레이더는 155엔 붕괴 이후 매크로 헤지펀드들이 달러-엔 숏 포지션을 늘리고 있다며 "현재 전망은 150~152엔에 매우 집중돼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엔화 강세 배경에는 BOJ의 금리 인상 경로에 대한 시장의 시각 변화가 있다.
야시로 가즈야 머니스퀘어 수석 애널리스트는 "시장의 시각이 'BOJ가 금리 인상에 신중하다'에서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며 "기조가 전환됐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니혼게이자이에 말했다.
시장은 오는 17~18일 BOJ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거의 확실시하고 있으며 초점은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으로 이동하고 있다.
다만 최근 엔화 상승이 투기적인 엔화 매도 포지션의 청산에 주로 따른 만큼 추세적 강세를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니노미야 게이코 SMBC신탁은행 선임 외환시장 애널리스트는 "엔화 매도 요인은 여전히 뿌리 깊게 남아 있다"며 실수요에 따른 엔화 매수·달러 매도는 아직 본격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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