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9% 폭등에 美반도체주 랠리…필라델피아 지수 2.3%↑

엔비디아 하루새 시총 4400억달러 증가…브로드컴 4.5%·인텔 4%↑
SK하닉 ADR 2% 상승…강력한 성장 전망에 'AI 수요 둔화' 우려 완화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가 강력한 실적과 성장 전망에 힘입어 9% 가까이 폭등하면서 미국 반도체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AI 투자 수요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완화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2% 넘게 뛰었다.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장보다 8.74% 오른 227.9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상승으로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약 4400억 달러 불어났다.

미국 주요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270.9포인트(2.33%) 상승한 1만 1882.2를 기록했다.

엔비디아의 강력한 실적 전망이 반도체주 전반의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 브로드컴은 4.5%, 인텔은 4% 상승했고 SK하이닉스 뉴욕 상장주도 2% 올랐다. 반도체주를 추종하는 반에크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SMH)는 3% 상승했다.

엔비디아는 전날 시장 예상을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2028회계연도(2027년 2월~2028년 1월) 매출이 7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가 예상했던 52% 증가를 크게 웃돌았고 시장 컨센서스인 약 40%와 비교하면 격차가 더 컸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실제 AI 반도체 수요가 "70%보다 훨씬 크다"며 수요가 아니라 공급할 수 있는 제품 물량이 성장을 제약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 CEO는 AI가 "변곡점에 도달했다"며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러스터를 필요로 하는 기업들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의 전망은 빅테크의 막대한 AI 자본지출과 투자 대비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나왔다.

최근 엔비디아 고객사들이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나서고 AI 인프라 투자를 둘러싼 이른바 '순환금융'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AI 반도체 수요가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경계감이 커졌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이례적으로 장기 매출 전망을 내놓으면서 이러한 우려가 완화됐다.

랄레 아코너 이토로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엔비디아의 실적은 AI 붐의 수요가 고갈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도 이러한 성장을 달성하는 데 더 많은 비용과 자본이 필요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공급 부족은 변수로 남아 있다. 엔비디아는 메모리 반도체 부족이 업계의 성장 속도를 제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엔비디아의 주요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TSMC도 공급 제약을 겪고 있으며 AI 가속기에 필요한 메모리 반도체 역시 공급이 빠듯한 상황이다.

또 오픈AI를 비롯한 하이퍼스케일러와 AI 연구소들이 자체 맞춤형 반도체 개발에 나선 점은 장기적으로 엔비디아의 첨단 AI칩 시장 지배력에 위협 요인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엔비디아의 이번 실적과 전망은 적어도 당분간 AI 반도체 수요가 강하게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를 되살리며 미국 반도체주 전반의 랠리를 이끌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