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9% 폭등, 하루새 시총 600조원↑…"AI 변곡점 도달"

시총 4400억달러 불어나…2028회계연도 매출 70% 성장 전망
젠슨 황 "수요는 70%보다 훨씬 강해"…공급 부족이 성장 제약

검은 색 가죽 재킷 차림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엔비디아/일본 AI 생태계 리셉션'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하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과 성장 전망에 힘입어 9% 가까이 폭등했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4400억달러(약 600조원) 불어나며 AI 투자 수요가 둔화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를 잠재웠다.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장보다 8.74% 오른 227.9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상승으로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약 4400억달러 증가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최근 4개 분기 연속 시장 예상을 충족하거나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고도 다음 날 하락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강력한 매출 성장 전망이 AI 수요에 대한 투자자들의 자신감을 되살렸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날 실적 발표에서 2028회계연도(2027년 2월~2028년 1월) 매출이 7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실제 수요가 "70%보다 훨씬 크다"며 공급할 수 있는 제품 물량이 오히려 성장을 제약하고 있다고 밝혔다.

젠슨 황은 엔비디아가 통상 1년 앞까지 실적을 전망하지 않았지만 이제 공급망 전반에 대한 가시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AI 변곡점 도달"…대규모 GPU 필요한 기업 급증

엔비디아의 전망은 빅테크의 막대한 AI 자본지출과 이른바 순환금융, AI 투자 대비 수익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진 가운데 나왔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제시한 수요 전망은 이러한 불안을 상당 부분 완화했다.

젠슨 황은 AI가 "변곡점에 도달했다"며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러스터를 필요로 하는 기업이 급격하게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단 하나의 연구소가 인프라 구축을 주도했다"며 "오늘날에는 새로운 AI 연구소와 스타트업의 황금시대가 열렸고 여러 프런티어 연구소가 동시에 규모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픈 모델 생태계가 활기를 띠고 있고 피지컬 AI까지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강력한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매출 기반이 대형 클라우드 업체인 하이퍼스케일러를 넘어 빠르게 다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엔비디아의 AI 클라우드와 산업·기업 고객(ACIE) 매출은 지난 분기 40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8% 급증했다.

시디 조브 이코노폴리스 웰스 매니지먼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BC에 엔비디아 실적은 "현재의 기업가치가 저렴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엔비디아 주가에는 여전히 상당한 상승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폴 믹스 프리덤 캐피털 마켓 기술리서치 책임자도 "엔비디아와 전체 생태계에 대해 계속 매우 낙관적"이라며 "아무리 빨라도 2028년까지는 실제적인 성장 둔화 위험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요보다 공급이 문제"…메모리 부족·자체 AI칩은 변수

다만 공급망 제약은 엔비디아의 성장에 걸림돌로 남아 있다.

엔비디아의 핵심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TSMC가 여전히 공급 제약을 겪고 있고 엔비디아 AI 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메모리 반도체 역시 공급 부족 상태다.

젠슨 황이 수요가 70%를 훨씬 웃돈다고 밝히면서도 실제 공급할 수 있는 제품 물량에 제약을 받고 있다고 설명한 이유다.

엔비디아의 첨단 AI 반도체 시장 지배력에 대한 도전도 거세지고 있다. 오픈AI를 비롯한 하이퍼스케일러와 AI 연구소들이 자체 맞춤형 반도체 개발에 나서면서 엔비디아의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이날 브로드컴과 인텔 등 반도체주가 동반 상승하는 등 엔비디아의 실적은 AI 반도체 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

지난달 반도체주가 한때 1조달러 규모의 시가총액을 날리며 AI 랠리 조정 우려를 키웠지만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계기로 AI 성장에 대한 자신감이 다시 살아난 모습이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