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총재 "세계경제, 이란發 충격 잘 견뎌…일부 국가 재정 우려"
"위험 요인 개전 직후보다 진정…경기 나빠질 가능성 여전"
"에너지 충격 아직 안 끝나…정책 당국, 유가 안일 대응 안돼"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25일(현지시간) 세계 경제가 이란 전쟁에 따른 충격을 우려보다 잘 견뎌 냈다고 평가하면서도 일부 국가의 재정 여건 악화에 대해서는 우려를 드러냈다.
로이터에 따르면,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다음 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를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세계 경제 성장이 "높은 부채 수준, 완강한 인플레이션, 무역 갈등이라는 강력한 역풍에 맞서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에너지 충격을 우려했던 것보다 잘 견뎌왔다"고 말했다.
그 배경으로는 각국의 석유·가스 비축분 방출, 걸프 지역 외 에너지 공급 증가, 에너지 수요 감소, 재생에너지 용량 확대, 일부 지역의 석탄 발전 회귀 등을 꼽았다.
미국의 인공지능(AI) 투자가 기업 실적과 소비 지출을 견조하게 유지시키고 있으며, 다른 국가들도 데이터센터 건설과 AI 하드웨어 공급을 늘리고 있다는 점도 함께 들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걸프 지역의 에너지 공급 충격과 미국을 넘어 확산되기 시작한 AI 투자 붐 사이에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다"고 표현했다.
다만 그는 세계 경제 전망을 둘러싼 위험 요인이 개전 직후인 지난 4월보다는 다소 진정됐지만, 재정 압박이 심해지고 중앙은행이 긴축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어 여전히 경기가 나빠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려 있다고 진단했다.
국제 유가의 기준점이 되는 브렌트유 가격이 6월 중순 이후 배럴당 80~90달러 선에 머물며 봄철 고점인 118달러를 크게 밑돌고 있지만 정책 당국이 안일하게 대응해서는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에너지 충격은 끝나지 않았다"며 "유가가 다시 오르면 인플레이션을 부추겨 중앙은행이 긴축적 정책 기조를 유지하게 되고 부채 상환 비용과 경제 활동에 파급 영향이 미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모든 국가가 자국 재정 문제를 해결하고 "부채와 재정적자가 지속 가능한 경로에 있도록 보장할 신뢰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하고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재정 건전화가 필요한 특정 국가를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이번 발언은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재정적자 우려로 최근 미 30년물 국채 금리가 19년 만의 최고치로 급등하면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두 배로 늘리겠다고 전격 발표하며 진화에 나선 바 있다. IMF는 오랫동안 미국의 재정적자 규모에 우려를 표해 왔다.
그는 긴축이 성장세를 냉각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도 중앙은행들이 물가 안정 책무에 "레이저처럼"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각국이 무역 갈등의 원인인 "과도한 국제 불균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중국이 국제 시장에 저가 상품을 쏟아부은 수출 중심 성장 모델에서 내수 소비 중심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해 왔다.
한편 이번 브리핑에서 새로운 전망치는 제시되지 않았다. IMF는 지난달 2026년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하향 조정했으며, 오는 10월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IMF·세계은행 연차총회에서 전망치를 갱신할 예정이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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