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장기금리 19년래 최고인데…9월 금리인상 확률 '30%'로 뚝

고용악화·물가둔화에 금리인상 우려 줄어…옵션시장선 2027년 인하 대비
28일 잭슨홀 워시 발언 주목…장기금리 급등 어떻게 평가할지 관건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2026.6.1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19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지만 정작 9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전망은 빠르게 후퇴하고 있다. 경기 둔화 신호가 잇따르면서 채권 옵션시장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연준이 내년 금리인하로 돌아설 가능성에 대비하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3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5.33%에 육박하며 2007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장기금리 급등이 연준의 추가 긴축 기대와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고유가와 재정 우려, 인공지능(AI) 투자에 따른 대규모 자금 수요 등이 장기물을 압박하는 사이 단기 정책금리 전망은 오히려 경기 둔화 쪽에 반응하고 있다.

장기금리는 급등하는데 9월 인상 베팅은 '반토막'

장기금리는 치솟고 있지만 연준의 9월 금리인상 전망은 오히려 약해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금리스와프 시장은 현재 9월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약 9bp(1bp=0.01%p)의 금리인상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금리 25bp 인상을 기준으로 단순 환산하면 그 확률은 약 36%에 해당한다. 불과 2주 전 최고 68%에 달했던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절반 가까이 낮아진 셈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도 9월 FOMC에서 금리를 25bp 인상할 확률은 약 30%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다. 지난주 7월 소비자물가(CPI) 발표 직전 50% 수준에서 크게 후퇴했다.

최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빠르게 약해진 영향이다. 7월 미국 비농업 고용은 예상과 달리 2만3000명 감소했고 소매판매는 1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소비자 심리도 약화했고 7월 물가 지표까지 둔화하면서 연준이 당장 추가 긴축에 나설 필요성이 낮아졌다는 판단이 확산했다.

제프 슈 컨스티튜션캐피털 금리데스크 대표는 시장에서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줄었다"며 9월과 12월 금리인상을 겨냥했던 포지션들이 청산되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채권 옵션시장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연준이 2027년 금리인하로 방향을 틀 가능성에 대비하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2027년 3월과 6월 만기 옵션 가운데 시장의 금리인하 전망이 커질 경우 이익을 얻는 거래가 두드러졌다.

다만 연준의 긴축이 완전히 끝났다는 데 베팅하는 것은 아니다. 금리스와프 시장에는 내년 6월까지 약 40bp의 추가 긴축이 여전히 반영돼 있다.

결국 단기 정책금리 전망과 장기 시장금리가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셈이다. 경기 둔화로 당장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장기물에서는 재정적자와 국채 공급, 고유가, AI 투자에 따른 민간 자금수요 등이 금리를 높은 수준에 묶어두고 있다.

"시장이 상당히 많은 일 했다"…28일 잭슨홀 주목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9월 금리인상 여부뿐 아니라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장기금리 상승 자체를 어떻게 평가할지로 옮겨가고 있다.

워시 의장은 지난달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실질금리와 명목 장기금리가 모두 오른 점을 거론하며 "어느 정도로 보면 우리는 42일 동안 많은 일을 하지 않았지만 시장은 상당히 많은 일을 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이 시장의 금리 상승을 어느 정도 용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장기금리 상승을 부추겼다고 CNBC방송은 평가했다.

워시는 특히 금융여건이 주택시장을 비롯한 실물경제에는 긴축적이지만 월가에는 여전히 완화적이라는 인식을 보여왔다. 동시에 금융위기 이후 연준이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대거 사들이면서 금융시장에 과도한 유동성을 공급했다고 비판해왔다.

문제는 워시가 추진하려는 양적긴축(QT)이다. 연준이 보유한 국채와 MBS를 줄이는 양적긴축을 단행하면 민간 투자자가 떠안아야 할 채권 물량이 늘어나 단기적으로 장기 국채금리와 모기지 금리에 추가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이에 오는 28일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중앙은행 심포지엄에서 워시가 내놓을 메시지가 주목된다. 장기금리 급등을 시장에 의한 긴축으로 받아들여 추가 금리인상 필요성이 줄었다고 판단할지, 아니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높은 시장금리를 용인할지가 관건이다.

연준이 장기금리 상승의 모든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막대한 정부 지출과 재정적자는 통화정책의 영역 밖이다.

CNBC는 결국 국채금리가 충분히 높아져 채권 가격이 매력적인 수준에 도달하면 투자자들이 다시 매수에 나서면서 금리가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수년간에도 10년물 금리가 5%에 접근해 증시를 압박하다 다시 하락하는 흐름이 반복됐다.

하지만 이번에도 같은 패턴이 되풀이될지는 불확실하다. 이란 전쟁과 고유가, AI 투자에 따른 막대한 자금수요, 미국의 재정적자가 동시에 장기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CNBC방송은 지적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