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 이사 해임 막은 대법원…연준 독립성 강화에 워시 공간 커져"
WSJ "트럼프 연준 압박 카드 상실…최대 수혜자는 워시 의장"
워시 정책 독립성 확대…연준 내부 금리 결정 영향력 강화 전망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연방대법원이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Fed) 이사의 해임을 막으면서 최대 수혜자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인사 교체를 통해 통화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여지가 크게 줄어들면서 워시 의장의 정책 독립성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법적으로 승자는 리사 쿡이지만, 실질적인 최대 승자는 워시 의장"이라며 "워시는 취임 두 달째를 맞아 전임 제롬 파월 의장 재임 말기 내내 제기됐던 '대통령이 연준 이사를 해임할 수 있는가'라는 불확실성을 해소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 연방대법원은 5대 4 의견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쿡 이사 해임 시도를 제동 걸었다. 대법원은 연준이 다른 독립기관과 달리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특수한 기관이라는 점을 인정하며, 의회가 보장한 연준 이사의 신분 보호를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의장이나 연준 이사들을 해임한 뒤 자신에게 우호적인 인사들로 교체해 금리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길은 사실상 차단됐다.
투자회사 포토맥리버캐피털의 공동창업자이자 연준사를 공동 집필한 마크 스핀들은 "대통령이 충성파들로 연준 이사회를 채울 수 있게 되면 워시 의장이 연준의 책무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자신의 정책적 유산에 집중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이번 판결은 연준과 워시 의장 모두에게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WSJ는 이번 판결이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압박 수단을 없앤 것은 아니지만 가장 직접적인 수단인 '해임 위협'은 봉쇄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리사 쿡 이사가 2021년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당시 거주 사실을 허위 기재했다는 의혹을 근거로 해임을 추진했다. 하지만 쿡 이사는 정치적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금리를 결정했다는 이유로 표적이 됐다고 반박해 왔다.
대법원 판결 직후 빌 풀테 국가정보국장 직무대행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쿡 이사가 결국 모기지 사기 혐의로 기소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쿡 이사는 성명을 내고 "미국 국민에게 최선인 통화정책을 추구했다는 이유로, 구실을 꾸며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번 판결로 워시 의장의 정책 운신의 폭도 넓혀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를 요구해 왔지만, 최근 연준 내부에서는 견조한 성장세와 높은 물가를 이유로 오히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
WSJ는 "워시는 이제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이 기대하는 통화정책과 독립적으로 연준을 운영할 제도적 기반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전임 의장인 파월이 2028년까지 임기가 남은 연준 이사직을 유지하기로 한 점은 변수로 남는다.
파월의 잔류는 워시 의장의 존재감을 일부 약화시킬 수 있지만,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로 친(親)완화 성향 인사를 연준에 임명할 기회를 줄였다는 점에서는 워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shinkir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