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루 만에 16% 폭락…미·이란 휴전에 팬데믹 이후 최대 낙폭(종합)
호르무즈 통행 여전히 제한…"2주 내 정상화 어려워"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 합의에 국제 유가가 급락했지만, 실제 해상 물류는 여전히 정상화되지 못하면서 시장의 불안은 이어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물은 전일 대비 16% 넘게 급락한 배럴당 94.41달러에 마감했다. 팬데믹 충격이 한창이던 2020년 4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국제 기준유인 브렌트유 6월물도 약 13% 하락한 94.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2주간 중단하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행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유가는 폭락했다. 휴전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해협 재개 시한을 약 2시간 앞두고 극적으로 성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제시한 10개 항 제안이 협상의 기반이 될 수 있다며 "2주 동안 최종 합의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란은 해협 통행을 허용하되 "군과의 협조" 및 "기술적 제한"을 조건으로 내걸면서 양측 간 인식 차가 드러났다.
유가는 휴전 소식에 즉각 반응했지만, 실제 해협 상황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선박 통행량은 전쟁 기간 동안 유지되던 하루 10~15척 수준에서 크게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분석업체 케이플러의 매트 스미스는 CNBC방송에 "이란이 통과 선박을 선별하고 있는 만큼 최근과 비슷한 수준의 제한적 통행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해협 통행 재개 합의가 발표된 직후부터 균열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란 국영 매체는 레바논에 대한 공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유조선 통행이 여전히 중단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또 이란이 해협 통과 선박에 암호화폐 형태의 통행료를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 내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한다. 해상 리스크 분석업체 로이드리스트의 토머 라난은 "2주 안에 정상적인 통행이 회복될 가능성은 낮다"며 "선주들은 일단 빠져나오려 하겠지만 다시 진입하는 데는 신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조선뿐 아니라 에너지 인프라 공격과 생산 차질이 이어지면서 시스템 전체가 불안정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번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은 크게 위축됐다. 전쟁 이전에는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0%가 이 해협을 통과했지만, 현재는 역사상 최대 수준의 공급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평가된다. 해협이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원유뿐 아니라 항공유와 디젤 등 연료 가격 상승이 글로벌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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