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마비 장기화에 디젤값 두배…글로벌 경기 둔화 경고
운송·농업·산업 연료 가격 급등…2차 비용 인플레 우려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중동 전쟁 여파로 디젤(경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디젤은 운송과 농업, 산업 전반에 필수적인 연료인 만큼 가격 상승이 물가와 경제 활동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차질을 빚으면서 글로벌 디젤 공급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을 업계 전문가들이 잇따라 경고한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현지시간)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디젤 공급의 약 10~20%가 통과하는 핵심 통로다.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해상 운송이 마비되면서 중동에서 생산되는 디젤과 디젤 생산에 적합한 원유 공급에 압박이 커지고 있다.
두바이 기반 트레이딩 업체 니트롤 트레이딩의 쇼루흐 주크리트디노프 대표는 로이터에 "디젤은 구조적으로 이번 분쟁에 가장 취약한 연료"라며 "화물 운송과 농업, 광업, 산업 활동을 지탱하는 핵심 연료이기 때문에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에너지 경제학자 필립 벌레거는 호르무즈 해협 차질로 하루 300만~400만 배럴 규모의 디젤 공급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전 세계 소비의 약 5~12% 규모다. 여기에 중동 정유시설 수출 차질까지 겹치면 추가로 약 50만 배럴의 디젤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디젤 가격 상승 속도는 원유나 휘발유보다 훨씬 빠르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디젤 선물 가격은 2월 27일부터 3월 10일까지 배럴당 28달러 이상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미국 원유 선물 상승폭 16달러를 크게 웃돈다.
아시아와 유럽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아시아 주요 거래 허브인 싱가포르에서는 저유황 디젤 마진이 배럴당 약 33달러로 전쟁 이전보다 약 12달러 상승했다.
유럽에서도 디젤 가격이 크게 올랐다. 암스테르담-로테르담-앤트워프(ARA) 거래 허브에서 초저유황 디젤 가격은 2월 말 이후 약 55% 상승해 톤당 약 1165달러를 기록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디젤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경우 글로벌 경제 전반에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스파르타 커모디티스의 제임스 노엘-베스윅 애널리스트는 디젤과 항공유 가격 상승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수요 위축과 경제 활동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소상공인 대출업체 카디프의 딘 류르킨 최고경영자(CEO)는 "운송 비용이 거의 모든 상품에서 상승하고 있어 결국 식료품과 소비재 가격에 반영될 것"이라며 "디젤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의 두 번째 물결이 올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농업 분야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디젤 가격 상승은 미국 농가의 파종 시기에 부담을 주면서 농업 생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오닉스포인트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샤이아 호세인자데 대표는 "디젤 중심의 연료 충격은 상품 생산과 운송 비용을 동시에 끌어올려 소비자 부담을 키우는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