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株 폭락 진행형…월가는 지금 'AI 실존적 위협' 논쟁 중
"사용자당 과금 모델은 끝났다"…승자와 희생양의 분리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앤트로픽이 출시한 새로운 인공지능(AI) 도구가 촉발한 소프트웨어 및 데이터 분석 기업들의 투매세가 4일(현지시간) 더욱 깊어졌다. 투자자들은 AI가 해당 산업군에 가져올 '실존적 위협'을 두고 본격적인 구조적 담론에 돌입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번 투매는 지난주 후반 앤트로픽이 출시한 '클로드 코워크(Claude Cowork)'가 발단이 됐다. 법률, 영업, 마케팅, 데이터 분석 업무를 자동화한다는 소식에 한때 AI 시대의 수혜주로 꼽혔던 전문 서비스 기업들이 역설적으로 AI에 잠식될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했다.
법률 데이터베이스 '웨스트로'를 보유한 톰슨로이터는 주가가 약 18% 폭락하며 사상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 2021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슈로더의 분석가 조나단 맥멀런은 매도 압력이 심화되는 구조적 논쟁을 반영한다고 짚었다. AI 도구가 기업들로 하여금 더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은 일을 가능하게 함으로써(do more with fewer staff), 전통적인 '사용자당 과금(Per-user charging)' 모델이 위협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기업의 직원 수(ID 수)에 비례해 수익을 올리는 모델로 높은 가치(벨류에이션)를 인정받아 왔다. 그러나 AI가 인간의 업무를 직접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수익 가시성 프리미엄이 빠르게 소멸하고 있다.
이러한 공포는 소프트웨어 섹터를 넘어 지식 기반 서비스 전반으로 번졌다. 광고 및 마케팅 부문에서 옴니콤(-11.2%)과 퍼블리시스(-9% 이상)가 급락했다. 퍼블리시스는 2026년에 AI 및 데이터 자산 인수를 위해 약 9억 유로를 배정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지 못했다.
리걸줌(-19.7%), 팩트셋(-10.5%), 모닝스타(-9%) 등 데이터 분석 및 법률 서비스 기업들도 일제히 타격을 입었다.
일각에서는 현재의 폭락이 과도하며 우량주를 저가 매수할 기회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조나단 크린스키 수석 시장 기술자는 소프트웨어 섹터가 기술적 반등을 노릴 만큼 충분히 과매도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시코모어 서스테이너블 테크 펀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결국 AI의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는 판단하에, 주가가 하락한 틈을 타 MS 주식을 추가 매수했다. MS 주가 수익비율(PER)은 현재 약 3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누가 AI의 승자가 되고 누가 희생양이 될 것인가"로 압축됐다. 실제로 강력한 실적과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팔란티어는 매출이 70% 급증하며 주가가 6.9% 상승, AI 공포 속에서도 독보적인 회복력을 보였다.
제프리스의 제프리 파부자는 소프트웨어가 과거 인쇄 매체나 백화점처럼 사양길에 접어들 것이라는 극단적 시각을 소개하며, MS조차 고전하는 상황에서 독점적 지위가 없는 기업들의 앞날은 더욱 험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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