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앤트로픽, 중국계 기업에 AI 서비스 중단…러·北·이란도 해당
"권위주의 통제 차단…AI 기술 민주적 활용 위해 국가안보 우선"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인공지능(AI) 업체 앤트로픽이 중국계 지배 구조를 가진 기업에 대해 자사 AI 서비스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미국 AI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중국계 기업을 대상으로 내놓은 명시적 제한 정책으로 중국뿐 아니라 러시아, 북한, 이란 등도 포함된다.
4일(현지시간) AFP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이날 성명을 통해 중국계 지배 구조를 가진 기업이나 조직에 대해 자사 AI 서비스 이용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앤트로픽의 AI 기술이 중국의 군사 및 정보기관에 활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이 회사는 설명했다.
앤트로픽은 성명에서 "중국처럼 자사 제품이 허용되지 않는 관할권의 통제 아래 있는 기업이나 조직이 실제 운영 위치와 관계없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기존 제한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업들이 해외 자회사를 통해 서비스를 우회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번 조치는 즉시 시행되며 틱톡 모기업 바이트댄스, 텐센트, 알리바바 등 주요 중국 기업에 적용될 수 있다고 한 익명의 앤트로픽 관계자는 FT에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러시아, 이란, 북한 등 미국의 지정학적 경쟁국에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해외에 자회사를 설립해 미국 기술을 우회적으로 확보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며 "이번 조치는 민주주의 가치에 부합하는 AI 기술 개발이라는 우리의 원칙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앤트로픽은 "AI 개발의 안전성과 보안을 위해서는 권위주의 적대국에 의한 오용을 막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정책은 앤트로픽의 직접 고객뿐 아니라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AI에 접근하는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앤트로픽은 수억 달러 규모의 매출 손실을 감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앤트로픽 관계자는 "단순한 비즈니스가 아니라 국가 안보와 기술 주권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미국 내에서는 중국이 AI 기술을 극초음속 무기나 핵무기 시뮬레이션 등 군사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을 반영한 조치로 보인다.
실제로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는 올해 초 미국 오픈AI의 모델을 무단 활용해 R1이라는 오픈소스 모델을 출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오픈AI는 이에 대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앤트로픽은 2021년 오픈AI 출신들이 설립한 기업으로, AI 안전성과 윤리성을 핵심 가치로 내세운다. 최근 130억 달러의 신규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를 1700억 달러로 평가받았다.
지난주 앤트로픽은 전세계 기업 고객이 30만 곳이 넘으며 연간 10만 달러 이상을 지출하는 고객 계정 수는 전년 대비 7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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