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치료제 '라게브리오' 감염 예방 효과는 '부족'

노출 전·후 예방효과, 위약대비 23.6% 낮아, 주요 효능평가 기준엔 부족

서울의 한 약국에서 약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먹는 치료제 '라게브리오'를 취재진에게 보여주고 있다. 2022.3.28/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미국 MSD(머크앤컴퍼니)가 출시한 경구용(먹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라게브리오'(성분 몰누피라비르)가 코로나19에 노출된 뒤 감염을 예방하는 효능을 시험한 임상시험에서 어느정도 효과를 보였으나 유의미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MSD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코로나19에 걸린 가족 구성원에 노출된 뒤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라게브리오 임상3상(MOVe-AHEAD)에서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으로 줄이는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임상시험은 코로나19 진단을 받은 사람과 함께 살았던 참가자 1500여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해당 감염자는 최소 한 가지 이상 증상이 나타났지만, 닷새 이상 지속되지는 않았다.

연구 14일차에 라게브리오를 복용한 집단은 위약을 받은 집단보다 코로나19에 걸릴 가능성이 23.6% 더 낮았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으로 주요 효능평가 지표를 충족하는데는 실패했다.

앞서 지난 2022년에는 화이자 또한 참가자 3000명을 대상으로 자사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성분 니르마트렐비르·리토나비르)의 노출 후 예방효과를 평가한 임상시험에서 주요 효능평가 기준을 충족하는데 실패했다. 당시 팍스로비드는 투여 기간에 따라 감염 위험을 32% 또는 37% 줄였지만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었다.

라게브리오는 지난 2020년 5월부터 MSD가 미국 리지백바이오와 함께 개발한 항바이러스제다. 리보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하는 원리다. 원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치료제로 처음 개발되던 약물이다.

팍스로비드가 임상시험에서 약 89% 효능을 보였지만 라게브리오는 이에 다소 못 미친 효능을 나타냈다. 초창기 임상시험에서 라게브리오는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또는 사망 위험을 약 50% 줄였지만 이후 연구에서 약 30% 수준을 기록했다.

다소 제한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출시 후 지난 5분기 동안 약 66억달러(약 8조6163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현재 라게브리오는 코로나19 진단받은 성인환자들을 위한 치료제로 사용된다.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난 지 5일 이내인 60세 이상 환자, 40세 이상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 중 기존 치료제 사용이 어려운 환자에게 사용된다.

MSD는 향후 학회를 통해 이번 연구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같은 다른 감염성 질환에 대한 라게브리오 효능을 평가하기 위한 추가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jjs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