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이란 제재 더 옥죈다…금융·무역·해운 전방위 압박

새 법령안 공개…2015년 핵합의 때 풀었던 분야별 제재 복원

영구 국기와 빅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AFP=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영국이 이란 핵 프로그램과 역내 활동을 겨냥해 금융과 무역, 해운 등에 대한 제재를 대폭 강화한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이날 이란에 대한 제재 범위를 확대하는 법령안을 공개했다. 이 법령안은 의회 승인을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법령안엔 이란의 영국 금융시스템 접근을 더 제한하고 제재 대상 무역품을 상품·기술·서비스 전반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에너지·금속·소프트웨어를 비롯해 은행·보험·해운 등 주요 산업 관련 거래에 대해서도 추가 제한 조치가 이뤄진다. 또 이란의 재래식 무기 및 핵 능력 강화에 사용될 수 있는 상품·기술 등 수출 금지 대상이 확대된다.

이와 함께 법령안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나 역내 불안정을 지원하는 선박 제재에 대한 영국 정부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이란 국적 항공기는 예외가 인정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영국에 착륙할 수 없게 된다. 영국은 앞서 2024년 이란과의 양자 항공 서비스 협정을 종료했다.

스티븐 도우티 영국 외무부 국무상은 의회에 제출한 관련 성명에서 "이란의 핵 야망을 억제하기 위한 행동을 더 강화하려는 것"이라며 이란이 핵무기를 획득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도우티 국무상은 이란이 현재 60%까지 농축한 우라늄을 400㎏ 이상 비축했다며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국가 가운데 이 수준까지 우라늄을 농축한 나라는 이란뿐"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란은 자국의 핵 프로그램이 평화적 목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 당국의 이번 법령안 도입은 이란의 2015년 핵 합의(JCPOA) 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작년에 프랑스·독일과 함께 이른바 '스냅백' 절차를 발동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스냅백은 이란이 핵 합의를 위반할 경우 완화했던 유엔 제재를 자동 복원하도록 한 제도다. 영국·프랑스·독일은 작년 8월 이를 발동했고, 유엔의 대이란 제재는 같은 해 9월 말 다시 발효됐다.

영국도 당시 이란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된 개인과 기관 121곳에 대한 유엔 제재를 복원하고 별도로 70여 명의 개인·기관을 추가 제재했다.

이번 법령안은 2015년 핵 합의 체결 당시 해제했던 분야별 제재를 다시 도입하는 동시에 영국 자체 제재의 범위도 더 넓힌 것이다.

다만 영국 정부는 아제르바이잔의 샤데니즈 가스전 사업은 제재 대상에서 예외로 두기로 했다. 이 가스전은 이란 측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유럽의 주요 가스 공급원임을 고려해 영국 석유기업 BP가 운영하는 사업이 계속될 수 있도록 허가 조항을 마련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도 샤데니즈 사업에 대해선 유사한 제재 예외를 적용하고 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