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서안 정착촌 상품 수입 금지…"두 국가 해법 위협"
정착촌 확대에 제재 강화…이스라엘 "잘못된 편에 서는 것" 반발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영국이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에서 생산한 상품 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스라엘의 정착촌 확대가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건설 가능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8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서안지구의 이스라엘 정착촌을 겨냥한 무역 제재를 발표하기로 했다. 에드 밀리밴드 외무장관이 이날 하원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예정이다.
팻 맥패든 영국 노동연금부 장관은 밀리밴드 장관이 "국제법상 불법인 서안 정착촌 확대를 구체적으로 겨냥한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이스라엘과 나란히 팔레스타인 국가가 존재할 가능성을 살려두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스라엘은 영국의 중요한 교역 상대국"이라며 "모든 이스라엘 상품을 보이콧하려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최근 서안지구에선 팔레스타인인을 겨냥한 이스라엘 정착민들의 공격이 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 또한 정착촌 건설 확대를 추진 중이다.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은 특히 이스라엘의 'E1 정착촌' 개발이 현실화하면 서안지구가 사실상 둘로 갈라지고 동예루살렘과의 연결도 끊겨 '두 국가 해법' 실현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1 정착촌' 사업은 동예루살렘과 서안지구 사이에 수천채의 주택을 짓는 계획이고, '두 국가 해법'은 이스라엘과 독립 팔레스타인 국가가 각각 국가를 이루며 공존하도록 한다는 국제사회의 대표적 중동 평화 구상이다.
영국의 이번 제재 방침에 이스라엘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날 "오늘 늦게 유대·사마리아(서안지구를 지칭)의 이스라엘 정착촌을 겨냥한 영국의 무역 제재 발표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지고 다른 나라들까지 동참한다면 중대한 오판이자 역사의 잘못된 편에 서는 결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헤르초그 대통령은 "제재는 해결책이 아니다. 대화가 해결책"이라며 각국 정부에 "제재와 보이콧이란 막다른 길에서 물러나 건설적 대화와 협력으로 방향을 돌릴 것"을 촉구했다.
특히 그는 이스라엘이 다음 달 총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들어 영국의 제재가 시행될 경우 "주권 국가의 민주적 선거에 대한 노골적인 개입"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베잘렐 스모트리치 이스라엘 재무장관은 주이스라엘 영국대사 추방을 요구했다.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 또한 영국의 조치를 비판하며 자국의 경제적 대응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후 서안지구를 점령하고 있다. 현재 서안지구에는 팔레스타인 주민 약 300만 명과 이스라엘 정착민 50만 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다. 국제사회 대부분은 이스라엘의 서안 정착촌을 국제법상 불법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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