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러 국경 200㎞ 장벽 완공…나토 가입 뒤 러와 긴장 고조

감시카메라·확성기 설치…러시아발 안보 위협·불법 이주 차단 목적

지난 2023년 5월 30일(현지시간) 핀란드 북부 로바야르비에서 열린 '노던포레스트' 훈련 중 핀란드 군인들이 걷고 있다. 2023.05.30 ⓒ 뉴스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핀란드가 러시아와 맞닿은 국경에 높이 4.4m, 길이 200㎞의 장벽 건설을 완료했다고 핀란드 공영방송 YLE 뉴스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장벽은 러시아발 안보 위협에 대비하는 한편, 러시아 측이 조직적으로 유도한 것으로 의심되는 제3국 출신 이주민들의 불법 입국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러시아와 핀란드의 전체 국경 길이는 약 1300㎞이며, 이번에 건설된 장벽은 국경 전 구간이 아니라 일부 지역에 나뉘어 설치됐다.

국경 장벽은 금속 울타리와 인접 도로, 수목을 제거한 완충지대 등으로 구성됐다. 울타리에는 감시카메라와 조명, 확성기도 설치됐다.

건설 비용은 3억 5600만 유로(약 5600억 원)가 들었으며, 연간 유지·관리 비용은 약 150만 유로(약 23억 원)로 예상된다.

장벽은 핀란드 최북단 라플란드에서 남동부를 거쳐 핀란드만 연안까지 전국 17개 지방자치단체 지역에 걸쳐 설치됐다.

YLE 뉴스는 장벽 건설 목적이 핀란드로의 불법 입국과 이른바 '조직적이고 유도된 이주'를 막는 데 있다고 전했다.

핀란드에서 국경 장벽 건설 논의가 본격화한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전을 시작한 해인 2022년 가을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같은 해 9월 예비군을 대상으로 부분동원령을 발령한 직후 한 주말에만 러시아인 약 1만 7000명이 핀란드로 입국하자 장벽 건설 필요성이 제기됐다. 실제 공사는 2023년 봄 시작됐다.

러시아가 배후로 의심되는 불법 이민자 문제도 장벽 건설 필요성을 키웠다.

핀란드 정부는 2023년 가을 러시아를 통해 자국으로 입국하려는 외국인이 급증하자 러시아와의 국경을 폐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023년 8∼12월 기간에 러시아 국경을 넘어 핀란드로 들어온 망명 신청자는 약 1300명으로, 대부분 시리아·소말리아·예멘 국적자였다.

핀란드 정부는 러시아가 이주민들을 조직적으로 자국 국경으로 보내 이주 위기를 인위적으로 조성했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이 같은 주장을 부인해왔다.

라트비아와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등 발트 3국도 러시아와의 국경에 장벽을 건설했거나 현재 건설 중이다.

핀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안보 우려가 커지면서 오랜 비동맹 노선을 포기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추진해 2023년 4월 정식 회원국이 됐다. 이후 핀란드와 러시아의 긴장 관계는 더욱 악화했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