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집 만든 거냐"…런던 지하철 자폐스펙트럼장애자 공간 논란

신경다양성 승객 위해 만든 '진정 공간'…크기·위치 두고 비판론

(런던교통공사 페이스북)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영국 런던교통공사(TfL)가 추진하는 런던 지하철 내 '진정 공간'(calm space) 시범 사업이 크기와 디자인·위치 때문에 조롱을 받고 있다고 CNN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런던 지하철·버스 운영기관인 런던교통공사는 자폐증 관련 자선단체 오티스티카(Autistica)와 협력해 '신경다양성'(neurodivergent) 승객을 지원하기 위해 진정 공간 시범 사업을 최소 4주간 운영할 예정이다.

지원 대상엔 영국인 100명 중 1명 이상을 차지하는 자폐스펙트럼 장애인도 포함된다. 자폐스펙트럼 상당수는 큰 소음이나 혼잡한 공간으로 인해 심각한 감각적 어려움을 겪는다.

시범 사업을 위해 미국 업체 눅(NOOK)이 제작한 작은 개방형 부스가 런던 서부 일링 브로드웨이 지하철역에 설치됐다.

런던교통공사는 성명을 통해 "대중교통 이용을 버겁게 느끼고 이동을 계속하기 전 잠시 멈춰 안정을 되찾고 회복할 조용한 공간이 필요한 승객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많은 이용객은 사업 취지엔 공감을 하면서도 실제 구현 방식엔 의문을 제기했다.

복수의 이용자는 부스를 "개집"(dog kennel)에 빗대며 부스의 크기를 문제 삼았다.

한 페이스북 이용자는 "개미를 위한 진정 공간처럼 보인다"고 비꼬았다.

다른 이용자는 "이런 공간이 필요한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내가 보기엔 구조도 위치도 전혀 진정할 수 있는 공간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진정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려는 거라면 승강장으로 향하는 계단 위쪽이자 엘리베이터 근처인 지금 위치는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또 "자폐인 당사자로 말하자면 저 공간엔 문이 필요하다"며 "지금 공간은 지붕이 달린 벤치에 불과하다. 동물원의 동물처럼 다른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지 않도록 차라리 반대 방향으로 돌려놓는 게 좋겠다"고 했다.

이 외에 "'호빗'을 위한 공간이냐", "청소년들이 안에서 전자담배를 피우거나 술 취한 사람이 들어가 잘 게 뻔하다", "그냥 벽장이다"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