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럽 반도체 기술 노렸나…벨기에서 기술 유출 혐의 중국인 체포
"유럽, 중국 우려 해소 위해 새로운 경제 안보 조치 이미 검토 중"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벨기에가 첨단 마이크로칩 기술을 훔친 혐의로 중국인을 체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벨기에는 이날 지난 5월 베이징으로 출국하기 직전 벨기에 시민권을 가진 52세 중국인 남성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간첩 행위와 범죄조직 가담, 회사 자산 유용, 기업 비밀 불법 유출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벨기에 반도체 기업 '벨간'(BelGaN)이 2024년 파산하기 전까지 고위 연구직으로 근무했다. 또 벨간에 재직하면서 중국 기업의 이사로 활동한 정황도 포착됐다. 해당 중국 기업은 이 남성이 벨간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직후 설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수사를 통해 전문적인 지식재산과 영업비밀이 해외로 불법 이전됐을 가능성이 드러날 수 있다"며 또 다른 용의자 1명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벨간은 기존 실리콘 기반 반도체보다 높은 전압을 처리할 수 있는 질화갈륨(GaN) 반도체 제조를 전문으로 했다. 질화갈륨 반도체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항공우주·군사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다. 중국은 최소 10년 전부터 유럽의 질화갈륨 기술을 확보하려고 시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중국인 체포는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 산업의 기술 발전을 둘러싼 중국과 서방 경쟁국 간의 오랜 경쟁이 더욱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라고 WSJ은 전했다.
유럽 정보기관들은 그동안 중국 기업들이 자국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기술에 접근하기 위해 서방의 연구원과 기업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경고해 왔다.
특히 미국이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기술 수출을 제한하면서 반도체 산업은 중국의 주요 기술 확보 대상으로 떠올랐다.
베를린 소재 메르카토르중국연구소의 안토니아 흐마이디 프로그램 책임자는 유럽 정책 입안자들이 중국에 대한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경제안보 조치를 이미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흐마이디는 이번 벨기에 사건만으로 현재 유럽의 대중국 정책 방향이 바뀔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이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들이 옳은 길을 가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에는 충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U 안보연구소의 요리스 테어 정책분석가는 중국이 반도체 기술을 포함해 경제·군사 안보에 필요한 모든 분야에서 자급자족을 달성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럽이 대중국·무역·산업 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다른 국가들의 희생을 대가로 한 중국의 산업화는 더욱 가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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