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과 극' 손잡고 獨주정부 집권 시나리오…극좌정당 BSW 주목

독일대안당 작센안할트주 단독 과반 실패로 극좌 포퓰리즘 정당 캐스팅보트
"방화벽 관심 없다" 연정·표결 협조 시사…전후 첫 극우 지방정부 탄생하나

독일 극우 정당인 독일대안당(AfD) 공동대표 알리스 바이델과 티노 크루팔라, 그리고 작센안할트 주총리 후보 울리히 지그문트가 작센안할트 주 선거 다음 날인 7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9.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독일 동부 옛 동독지역인 작센안할트주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극우 독일대안당(AfD·독일을 위한 대안)의 실제 집권 여부가 극좌 성향의 군소 정당에 달려 있다.

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과 나치 정권 패망 이후 독일 민주주의를 지탱해 온 '극우 집권 배제 원칙'(방화벽)을 무너뜨릴 캐스팅보트를 기성 주류 정치권이 아닌 신생 극좌 포퓰리즘 정당 자라바겐크네히트동맹(BSW)이 쥐게 된 점에 주목했다.

전날 치러진 작센안할트 주의회 선거에서 독일대안당은 전체 83석 중 39석을 차지해 단독 과반 기준선인 42석에서 3석 모자라는 제1당이 됐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반면 독일대안당의 집권을 가로막으려는 기성 정당 진영 또한 기민·기사연합(CDU·이하 기민련) 15석, 사민당(SPD) 8석, 녹색당 8석, 좌파당 8석, BSW 5석 등 총 44석으로 잘게 쪼개졌다.

기민련부터 좌파당까지 4개 당을 모두 합쳐도 39석에 불과해, 극우 독일대안당이든 기성 정당 연합이든 5석을 거머쥔 극좌 정당 BSW의 가담 없이는 어느 쪽도 주총리를 선출할 수 없는 진퇴양난의 구도가 형성됐다.

이번 선거의 최대 승부처이자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BSW는 전통 극좌파인 좌파당에서 떨어져 나온 신생 정당이지만 기성 정계의 질서를 흔들고 있다.

경제와 복지 측면에서는 노동자 권익을 우선하는 좌파 노선을 따르면서도 문화·사회·외교 측면에서는 강력한 이민 통제와 친러시아 성향을 표방해 극우 독일대안당과 교집합이 상당하다.

6일 독일 작센안할트 주 선거 투표가 끝난 후 마그데부르크에서 자라바겐크네히트동맹(BSW)의 공동 후보 대표인 토르스텐 슐체가 휴대전화를 보고 있다. 2026.9.6 ⓒ 로이터=뉴스1

기성 정당들이 독일대안당과의 협력을 전면 차단해 온 '방화벽'을 고수해 온 것과 달리, 토르스텐 슐체 BSW 작센안할트주 공동대표는 지난 6일 밤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방화벽은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며 우리는 모든 정당과 대화할 것"이라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울리히 지크문트(35) 독일대안당 최고후보가 극좌 정당의 조력을 업고 사상 첫 극우성향 주총리 체제의 전후 최초 극우 지방정부가 출범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BSW와의 연정 구성이 불발되더라도 독일대안당은 주정부를 장악할 수 있다. 주총리 선출 투표가 3차까지 넘어가 과반이 아닌 '단순 최다 득표'로 당선자가 결정될 때 BSW 의원들이 모두 기권표를 던지는 경우다.

무기명 비밀투표 과정에서 기민련 내 강경 보수 성향 의원들의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크문트는 "우리가 안정적인 과반을 확보한 것이 분명해진다면, 당연히 작센안할트주 총리 후보로 나설 것"이라며 권력 창출 의지를 분명히 했다.

반면 독일대안당을 배제한 연정을 꾸리는 길은 사실상 차단된 상태다.

독일대안당을 막으려면 기민련이 BSW는 물론 좌파당과도 손을 잡아야 하지만,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이끄는 기민련 연방 지도부는 좌파당과의 연대 불가를 당론으로 고수하고 있다.

과거 공산주의 진영에 속했던 구 동독 지역인 작센안할트주는 독일 내에서도 소득 수준이 열악한 편이다. 인구는 210만 명 규모로 실업률이 높고 인구 고령화 문제도 전국에서 가장 심각하다.

일자리를 두고 이민자와 경쟁해야 하는 저숙련 노동자들의 위기감이 누적된 환경 속에서, 독일대안당은 독일 경제에 대한 국민적 비관론과 1990년 서독 통일 이후 동독 지역이 느꼈던 소외감에 대한 뿌리 깊은 반감을 파고들었다.

선거 이후 메르츠 총리는 "작센안할트주뿐만 아니라 독일 전체에서 무언가가 바뀌었다"며 "우리 모두는 깊은 충격을 받았다. 우리는 이러한 형태의 결과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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