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타바이러스 크루즈선 승객들 각국 귀환 시작…WHO "42일 격리 권고"(종합)

프랑스 귀국자 중 증상자 발생…네덜란드·그리스·싱가포르도 의료 감시
사람 간 전파 안데스 바이러스 확인에 국제 사회 긴장

한타바이러스 확진·의심 사례가 잇따라 발생한 크루즈선 'MV 혼디우스'호가 6일(현지시간) 카보베르데 프라이아를 떠나고 있다. 이 선박은 오는 9일 스페인 카나리아제도 테네리페에 입항할 예정이다. 2026.5.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치명적인 한타바이러스 집단감염이 발생한 크루즈선 MV 혼디우스(Hondius)호 탑승객들의 본국 귀환과 격리 이송이 본격화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탑승객 전원을 고위험 접촉자로 보고 최대 42일 의료 감시를 권고했다.

1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인령 카나리아제도 테네리페섬에 정박 중인 네덜란드 선적 MV 혼디우스호에서는 이날 승객과 승무원들의 대규모 이송 작전이 진행됐다.

스페인 정부에 따르면 19개국 국적 승객과 승무원 94명이 각국으로 이송됐다. 혼디우스호에는 약 150명의 승객과 승무원이 탑승해 있었으며 이들은 23개국 국적자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네덜란드인 부부와 독일인 여성 등 최소 3명이 사망했고 추가 감염자들도 발생했다.

AFP에 따르면 승객들은 파란색 방호복을 착용한 채 소형 선박으로 옮겨 타 테네리페 그라나디야 산업항으로 이동했고 이후 군용 버스를 통해 공항으로 호송됐다. 공항에서는 새로운 보호장비로 갈아입은 뒤 각국 귀환 항공편에 탑승했다.

프랑스 귀국자 가운데서는 이미 증상자가 발생했다.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총리는 귀국 항공기 안에서 프랑스인 탑승객 1명이 증상을 보였다며 "즉각 엄격 격리 조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프랑스 당국은 귀국자 전원을 병원 격리 상태에서 검사 중이며 추가 방역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

네덜란드로 향한 특별기에는 벨기에·그리스·독일·과테말라·아르헨티나 국적자들도 함께 탑승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자국민은 자택 격리, 외국 국적자는 별도 격리시설로 이송한다고 밝혔다.

그리스 정부는 자국 남성 승객 1명을 아테네 병원에서 45일 의무 격리할 예정이며 스페인 역시 자국민 14명을 마드리드 군 병원에서 격리 관찰하기로 했다.

아시아에서도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 싱가포르 보건당국은 혼디우스호 탑승 이력이 있는 싱가포르 거주자 2명을 국립감염병센터(NCID)에 격리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각각 67세 싱가포르인 남성과 65세 영주권자로, 현재까지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당국은 잠복기를 고려해 장기간 의료 감시를 진행 중이다.

반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 귀국자들이 반드시 전문 격리시설로 이동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CDC는 감염 위험도에 따라 자택 격리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태의 핵심 우려는 사람 간 전파가 가능한 안데스 바이러스가 확인됐다는 점이다. 이는 현재까지 알려진 유일한 인간 간 전파형 한타바이러스다.

WHO는 현재까지 의심 사례 8건 가운데 6건을 공식 확인했다고 밝혔다.

WHO는 다만 이번 사태가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수준의 글로벌 위험 상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혼디우스호는 지난 4월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Ushuaia)를 출항해 대서양을 건너 서아프리카 카보베르데로 향하던 중이었다. WHO는 최초 감염이 출항 전 발생했고 이후 선내에서 사람 간 전파가 이뤄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아르헨티나 지방 보건당국은 잠복기 등을 고려할 때 최초 감염자가 우수아이아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페인 당국은 기상 악화가 예상되는 11일까지 대부분의 이송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종 이송이 끝나면 약 30명의 최소 승무원만 남아 혼디우스호를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이동시킬 예정이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