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사망' 한타바이러스 크루즈 카나리아 입항…"주민접촉 차단"

승객·승무원 등 140여명 탑승…육지 이송 후 항공편으로 각국 귀환
승무원 30명은 네덜란드 돌아가 선박 소독…WHO "공중보건 위험 낮아"

네덜란드 국적의 크루즈선 MV 혼디우스호가 10일(현지시간) 새벽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테네리페섬의 그라나디야 데 아보나 항에 입하고 있다. 2026.05.10.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한타바이러스 집단 감염이 발생한 네덜란드 선적 크루즈선 'MV 혼디우스'호가 10일(현지시간)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테네리페섬에 입항했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140여명이 탑승한 MV 혼디우스호는 이날 새벽 선내 남은 승객·승무원들의 송환 절차를 위해 테네리페섬 그라나디야 데 아보나 항구에 도착했다. 이날 새벽 항구에는 부두를 따라 흰색 텐트가 설치됐으며 경찰이 항구 일부를 통제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로이터통신은 스페인 당국자를 인용해 현재까지 감염 징후를 보이지 않은 승객들은 무증상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스페인 보건당국의 검사를 받은 뒤 소형 보트를 통해 육지로 이송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후 승객들은 밀폐 버스를 타고 10분 거리의 공항으로 이동하며, 그곳에서 각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하게 된다. 당국자들은 이들 승객을 영국, 미국, 프랑스, 독일, 벨기에, 아일랜드로 돌려보낼 항공편이 계획돼 있다고 밝혔다. 승무원 30명은 선박에 남아 네덜란드로 항해하며, 그곳에서 선박 소독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작업을 감독하기 위해 전날 스페인에 도착했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분명히 말씀드리겠다. 이것은 또 다른 코로나가 아니다"라며 현재 혼디우스호에는 증상을 보이는 승객이 없다고 강조했다.

10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선적의 한타바이러스 감염 크루즈선 MV 혼디우스호가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테네리페 섬의 그라나디야 데 아보나 산업 항에 도착하자, 스페인 민방위대원이 보호복을 착용한 채 승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2026.05.10. ⓒ AFP=뉴스1

앞서 혼디우스호는 지난달 1일 23개국 출신 승객과 승무원 147명을 태우고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에서 출발해 남대서양을 횡단, 지난 3일 서아프리카 연안 카보베르데에 도착했다.

이 과정에서 한 승객이 배에 오르기 전 아르헨티나에서 한타바이러스에 감염돼 선내의 다른 이들을 감염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네덜란드인 부부와 독일인 1명 등 모두 3명이 바이러스 감염으로 숨졌다.

한타바이러스는 보통 감염된 설치류의 소변·분변·타액 등을 통해 전파되지만, 이번에 혼디우스호에서 집단발병을 일으킨 '안데스형'의 경우 드물게 사람 간 전파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국제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테네리페섬 일부 주민들은 한타바이러스 유입을 우려하며 혼디우스호의 도착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항만 노동자인 조아나 바티스타는 "감염된 선박이 접근할 때도 특별한 안전 조치나 정보 제공 없이 항만에서 근무하게 된 상황에 불만을 느끼고 있다"고 영국 BBC에 전했다.

다만 AFP통신은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테네리페섬의 일상은 평온해 보였다고 보도했다. 복권 판매인 데이비드 파라다는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긴 하지만, 솔직히 사람들이 크게 걱정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AFP통신에 전했다.

스페인 당국은 승객과 주민의 "접촉은 없을 것"이라며 주민들이 "절대적이고 완벽하게 보호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WHO는 지난 9일 한타바이러스 감염으로 숨진 크루즈선 승객과 접촉한 후 경미한 증상을 보였던 KLM 항공 승무원이 바이러스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 승객은 지난달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발 네덜란드행 항공기에 잠시 탑승했으나 이륙 전 내렸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