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 있는 소년들'…뱅크시, 성탄절 앞두고 노숙 아동 현실 고발
얼굴 없는 거리예술가의 새 그림, 런던에 잇따라 등장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영국 런던에 '얼굴 없는 거리 예술가' 뱅크시의 새로운 벽화가 잇따라 등장했다.
23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뱅크시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서부 런던 베이스워터 지역에 그려진 작품을 공개하며 본인 작품임을 확인했다. 그림은 장화를 신고 겨울옷을 입은 두 아이가 땅에 누워 하늘을 가리키는 모습으로, 주택가 차고 위 벽면에 그려졌다.
지난주 센터포인트 타워 인근에도 동일한 벽화가 그려졌다. 본인은 사실 여부를 밝히진 않았지만 그림은 거의 똑같다.
현지 예술가 대니얼 로이드 모건은 센터포인트 그림도 뱅크시가 그린 게 맞는다면 그려진 위치를 보았을 때 아동 노숙인 문제를 상징한다고 해석했다.
센터포인트 타워는 과거 장기간 비어 있던 건물로 사회운동가들의 비판을 받았고, 이후 노숙인 지원단체 '센터포인트' 이름이 여기서 비롯됐다. 현재는 고급 아파트로 변모했지만, 여전히 주거 불평등의 상징으로 거론된다.
그는 "크리스마스에 많은 사람들이 즐기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이 많다"며 "사람들이 작품을 무심히 지나치는 모습이 거리의 노숙인을 외면하는 현실과 겹친다"고 말했다.
뱅크시 팬 제이슨 톰킨스는 이번 벽화가 과거 포트탤벗에서 그린 소년과 동일 인물이라며, 같은 캐릭터를 반복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2018년 런던 포트탤벗에 그려진 벽화에서는 한 소년이 두 팔을 벌리고 떨어지는 눈을 맞고 있는데 그 소년이 이번 그림에도 등장했다.
이번 작품은 지난 9월 런던 법원 건물에 등장했다가 곧 지워진 판사와 시위 장면 벽화, 그리고 2024년 런던 전역에 남긴 동물 연작 이후 새로 공개된 작품이다.
이번 벽화에서 아이들은 차가운 맨땅에 누워 있지만 별을 바라보는 듯한 모습이다. 그림을 보는 이들은 사회적 약자를 외면하는 현실을 이 그림이 은유적으로 드러낸다고 해석하고 있다. 런던 도심의 상징적 장소에 연이어 등장한 뱅크시의 작품은 크리스마스 시기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며 시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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