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정당 손잡은 기민당 규탄"…獨 연일 시위 수십만 운집

기민당, AfD 지지 얻어 이민통제 강화 결의안 통과

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반(反) 극우 시위대가 집회를 벌이고 있다. 2025.02.02 ⓒ AFP=뉴스1 ⓒ News1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독일 총선을 앞두고 기독교민주당(CDU·기민당)이 극우 정당과 손잡고 이민 통제를 강화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자 베를린에서 항의 시위가 열렸다.

AFP통신에 따르면 시위대는 2일(현지시간)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 협력해 이민 통제 강화 결의안을 통과시킨 기민당을 규탄하기 위해 베를린으로 운집했다. 경찰은 최소 16만 명이 모였다고 추산했다.

독일 연방하원 의사당 앞에서 집회가 시작되자 일부 시위대는 "기민당은 부끄러운 줄 알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당 본부로 향했다.

이날 시위에 참석한 안나 슈바르츠는 "(우리는) 자칭 민주주의 정당들이 민주주의를 보호하도록 촉구하기 위해 가능한 한 많은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더 이상 심각한 (현 상황을) 묵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기민당 규탄 집회는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공영 방송 ARD 집계에 의하면 1일 함부르크, 라이프치히, 쾰른, 슈투트가르트를 포함한 전국 도시에서 22만명 이상이 행진했다.

앞서 중도 우파인 기민당과 기독사회당(CSU) 주도로 상정된 이민 통제 강화 결의안은 지난달 29일 AfD의 지지를 업고 의회에서 통과됐다.

그간 독일 정치권에선 나치를 옹호하는 발언 등을 한 AfD와 협력하는 것은 금기시됐다. 이에 기민당이 이민 통제 강화 결의안 통과를 위해 AfD와 함께 한 데 대해 '방화벽'이 무너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중도좌파 성향의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수십만 명이 극우와는 절대 함께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모였다"며 "이웃 나라인 오스트리아를 포함한 유럽의 다른 나라들처럼 보수파와 극우파가 곧 힘을 합쳐 국가를 통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민당 대표를 지냈던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도 메르츠 대표의 결정에 대해 "실수"라고 규정한 바 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