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 위기' 탁신 前 태국 총리, 딸 파면되자 재판 앞두고 출국

대법원, 9일 탁신의 교도소 수감 여부 결정…변호인 "재판 출석할 것"
쿠데타로 실권→15년간 해외 도피→귀국 후 징역형→입원·사면→또 출국

태국의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지난달 22일 방콕 형사법원을 떠나고 있다. 법원은 이날 탁신의 왕실 모독 혐의 관련 소송을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2025.08.22. ⓒ AFP=뉴스1 ⓒ News1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태국 정계의 실권자였던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자신에 대한 징역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있는 재판을 앞두고 출국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4일(현지시간) 탁신이 이날 오후 7시 17분쯤 개인 전용기를 타고 방콕 돈므앙 공항을 출발했다고 밝혔다. 온라인 비행 추적기에 따르면 전용기는 싱가포르 방향으로 이동하다가 말레이시아 상공을 지나 안다만 해상에서 여러 차례 선회한 뒤 서쪽으로 더 이동했다.

태국 대법원은 오는 9일 직권 남용, 이해 충돌 등의 혐의를 받는 탁신에 대한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이 판결에 따라 탁신은 교도소에 수감될 가능성이 있다.

탁신의 변호사 위낫 차트몬트리는 탁신의 출국 사실을 알지 못하지만 그가 다음주로 예정된 재판에 출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탁신이 창당한 여당인 프아타이당 대변인은 그의 동향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태국 헌법재판소는 탁신의 딸인 패통탄 친나왓 전 총리를 파면했다. 그는 지난 17년간 헌재가 파면한 다섯 번째 총리다. 이에 프아타이당은 차이까셈 니띠시리 전 법무부 장관을 총리 후보로 지명하기로 했다. 그는 연정 내 2당인 품짜이타이당 대표인 아누틴 찬위라꾼 전 부총리와 경쟁하게 된다.

지난 2001년 집권한 탁신은 2006년 미국을 방문하던 중 발생한 쿠데타로 권력을 잃었다. 2008년에는 재판을 앞두고 15년간 영국 런던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싱가포르에서 망명 생활을 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23년 8월 귀국해 재판을 받고 8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수감 직후 건강이 좋지 않다며 병원에 입원했고 국왕의 사면을 받아 형량이 1년으로 줄어들었다. 그는 계속 병원에 있다가 지난해 2월 가석방됐고 6개월 뒤 딸의 총리 취임 하루 만에 또 왕실의 사면을 받아 가석방 기간이 2주 단축됐다.

대법원은 9일 그가 병원에서 보낸 기간을 복역 기간으로 인정할지, 또는 교도소에서 남은 형기를 복역해야 하는지 결정할 예정이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