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 블로거에서 분데스리가 코치로 맞대결…달라진 지도자의 길

샬케-뮌헨 경기서 맞대결…전술 지식·분석 능력으로 프로 진출

르네 마리치 바이에른 뮌헨 코치. (오른쪽)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축구 전술을 분석해 글을 쓰던 블로거들이 이제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벤치에 앉았다. 한 명은 바이에른 뮌헨에서, 다른 한 명은 샬케04라는 명문 팀에서 감독을 보좌하고 있다.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켄젠키르헨의 벨틴스 아레나에서는 샬케와 뮌헨의 2026-27 분데스리가 2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한국 팬들이 기대했던 동갑내기 황희찬(샬케)과 김민재(뮌헨)의 코리언 더비는 두 선수의 결장으로 무산됐지만, 벤치에서는 아딘 오스만바시치 샬케 코치와 르네 마리치 뮌헨 코치의 흥미로운 맞대결이 펼쳐졌다.

둘의 공통점은 선수 경력보다 전술에 대한 지식과 분석 능력을 인정받아 프로 무대에 진출했다는 점이다.

영국 매체 '더 타임스'에 따르면 둘은 2010년대 독일에서 이름을 알린 전술 분석 블로그 '슈필페어라거룽'의 필자로 활동했다.

독일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간 오스만바시치 코치는 아마추어 선수로 뛰었지만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대신 전술 분석에 뛰어난 능력을 보였고, 2012년 직접 전술 블로그를 시작했다.

그의 글을 눈여겨본 인물은 미국 대표팀 감독을 지냈던 그렉 버홀터였다.

당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콜럼버스 크루를 이끌던 버홀터는 오스만바시치의 전술 분석을 접한 뒤 그를 영상 분석가로 영입했다.

이후 애틀랜타 유나이티드와 휴스턴 다이너모(이상 미국)를 거쳐 유럽에 진출해 세르클 브뤼헤(벨기에)와 플리머스 아가일(잉글랜드)의 코치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7월 샬케에 합류했다.

마리치 코치는 오스트리아에서 16세부터 마을의 한 팀을 지도하며 일찌감치 지도자의 길에 들어섰다. 이후 잘츠부르크 유소년 팀에서 마르코 로제 감독과 함께 일했고, 도르트문트와 리즈를 거쳐 2024년부터 바이에른에서 뱅상 콩파니 감독을 보좌하고 있다. 콩파니와는 지도자 교육 과정에서 만나 인연을 쌓았다.

슈필페어라거룽에서 전술을 분석하던 둘은 이제 독일 축구의 명문 구단 벤치에서 같은 일을 하고 있다. 한때 블로그에 담았던 전술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프로축구 현장으로 이어진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한국 축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최근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 역시 프로 선수 경력이 없다. 그는 어린 나이부터 코치와 전술 분석가로 지도자 경력을 시작, 바르셀로나 유소년팀과 사라고사 등에서 코치로 경험을 쌓은 뒤 스페인 대표팀과 AS 로마, 모나코 등에서 지도자 경력을 이어갔다.

선수 시절의 명성보다 축구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앞세워 지도자의 길을 걸은 이들의 사례는 축구계의 또 다른 지도자 성장 경로를 보여주고 있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