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골퍼' 양윤서 "한국여자오픈 아쉬움, 아시안게임 금빛 스윙으로"
[인터뷰] 女 골프 '샛별' 떠올라…"메이저 출전으로 꿈 더욱 커져"
"대선배 신지애 언니 조언처럼 채찍질 멈추지 말아야"
- 권혁준 기자
(성남=뉴스1) 권혁준 기자 = 올해 국내 여자골프에서 가장 많이 거론된 이름은 김민솔(20·두산건설)이었다.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정식 데뷔한 그는 신인상과 대상, 상금왕 등 주요 부문 석권을 노리는 '슈퍼루키'다.
양윤서(18·인천여고부설방통고)는 그런 김민솔과 대등한 승부를 벌였던 '여고생 골퍼'다. 아마추어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내던 그는 지난 6월 여자골프 최고 권위의 대회인 한국여자오픈에서 김민솔과 연장 혈투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최근 <뉴스1>과 만난 양윤서는 아직 한국여자오픈의 준우승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대회가 끝난 직후엔 '그래도 잘 버텼다' '좋은 경기를 했다'는 생각이었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아쉬운 마음이 커지더라"면서 "좀 더 안전한 선택을 해봤으면, 저 때 다르게 쳐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아쉬워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다음 달 열리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박서진, 김규빈과 함께 여자부 경기에 나서는 그는, 한국여자오픈에서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금빛 스윙'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메이저 출전, 한 뼘 더 성장한 계기…자신감도 커졌다"
양윤서는 아마추어 마지막 시즌인 올해 처음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국가대표 신분으로 처음 나섰던 게 2월 아시아태평양 아마추어 골프 선수권이었는데, 그 대회에서 덜컥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 최초의 쾌거였다.
양윤서는 "국가대표로 처음 나선 대회였기에 큰 욕심은 없었는데, 하루하루 집중하다 보니 우승까지 했다"면서 "한국인 최초의 우승이라는 게 더 큰 기쁨이었다"고 돌아봤다.
이 우승으로 양윤서는 또 다른 기회를 얻게 됐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셰브론 챔피언십(4월), 에비앙 챔피언십(7월), AIG 위민스 오픈(8월)에 출전하게 된 것이다.
양윤서는 "올해를 시작할 때만 해도 메이저대회 출전은 생각도 못 하고 있었는데, 나에겐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면서 "한국에서 경험할 수 없는 코스와 잔디이고, 톱 랭커 선수들의 경기 모습도 직접 보면서 느낀 점이 많았다"고 했다.
양윤서는 세 번의 메이저대회 출전에서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경기를 펼쳤다. 셰브론 챔피언십 공동 38위, 에비앙 챔피언십 공동 41위, AIG 위민스 오픈 공동 53위로 세 번 모두 '컷 통과'의 1차 목표를 이뤘다.
그는 "일단 목표를 달성한 것에 의미를 뒀고, 경험이 쌓이면 더 잘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겼다"면서 "특히 AIG 위민스 오픈의 링크스 코스에 대한 기대감이 컸는데, 몇 번 더 경기를 치러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했다.
◆대선배 신지애의 조언 "끊임없이 채찍질하라"
양윤서는 이미 많은 이들이 알아볼 정도로 '유명인'이 됐다. 특히 한국여자오픈 준우승 이후 사인이나 사진을 요청하는 팬들도 많아졌다고.
자칫 마음이 붕 뜰 수도 있는 위험한 시기이기도 하지만, 양윤서는 흔들림이 없다. 아직 갈 길이 멀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겠다는 굳은 의지다.
양윤서는 "아시안게임 전에 KLPGA 대회 2개(KG-이데일리 오픈,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 출전하고, 그다음엔 아시안게임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프로 턴 전에 먼저 우승을 맛보고 싶은 마음도 크다. 올 시즌을 치르면서 내 스스로에 대한 확신도 커졌다"고 했다.
AIG 위민스 오픈에서 만난 '대선배' 신지애의 조언도 양윤서에겐 큰 자극이 됐다.
양윤서는 "신지애 언니께서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지 말씀해 주셨다"면서 "지금도 충분히 잘 하지만, 더 높게 가려면 끊임없이 채찍질해야 한다는 말씀에 크게 공감했다"고 말했다.
다행인 점이 있다면 양윤서는 아직 '골프가 싫어진'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연습이 하기 싫은 적은 있어도, 골프채를 놓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다"면서 "물론 어려운 운동이고 잘 안 풀릴 땐 집에 가고 싶기도 하지만, 잘될 때의 그 기분이 너무 좋기 때문에 골프가 내 길이라고 느껴진다"고 했다.
◆"아시안게임, 큰 목표 품고 겁 없이 도전"
역대 아시안게임 여자 골프에 출전한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화려하기 그지없다. 2006년 도하 대회의 유소연을 시작으로 2014년 인천 대회 최혜진과 박결,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의 유해란, 임희정, 가장 최근인 2022 항저우 대회의 유현조와 김민솔까지. 프로 무대에서 스타 플레이어로 성장한 선수들이 다수 거쳐 갔다.
양윤서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이미 국가대표로 활약해 왔지만, 아시안게임 무대에선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각오가 크다.
그는 "AIG 위민스 오픈을 마친 뒤에도 거의 휴식 없이 연습에 매진했다"면서 "물론 금메달 경쟁이 쉽지는 않겠지만, 나라를 대표해서 가는 만큼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겁 없이 부딪쳐 보겠다"고 했다.
지난 7월엔 이미 아시안게임 대회 코스를 미리 답사하기도 했다.
양윤서는 "코스 길이가 많이 길지 않았고 그린 경사가 심한 홀이 몇 개 있다는 것이 특징이었다"면서 "그린에서 어떻게 찬스를 만들지 잘 생각하고 플레이하면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목표는 금메달 2개다. 그는 "큰 목표를 가지고 가야 마음가짐도 더 단단해질 것 같다"면서 "그래도 결과에 연연하기보다는 과정에 집중해야 결과도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양윤서의 '롤모델'은 김해림 삼천리 코치다. 현역 시절 김해림이 그랬듯 꾸준하게 롱런을 하고 싶은 것이 이유다.
그는 "오랫동안 활약을 이어가는 게 정말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면서 "꾸준하게 잘 하는 선수, 보고 있으면 기대감을 주는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starburyn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