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결산]② 金 40개 달성 실패…구기서 힘냈지만 수영·양궁서 '부진'

금메달 39개로 사실상 마쳐, 중국, 일본과의 격차 더욱 커져
남녀 농구·축구·야구·여자핸드볼 日 꺾고 정상…펜싱도 金 4개

대한민국 여자농구 대표팀 주장 강이슬, 최이샘이 26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결승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승리,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태극기를 든채 코트를 돌고 있다. 2026.9.26 ⓒ 뉴스1 안은나 기자

(나고야=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 선수단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목표했던 금메달 40개 달성에 끝내 실패했다. 농구를 포함한 구기 종목과 펜싱에서 힘을 냈으나 수영과 양궁 등 '강세 종목'의 부진이 아쉬웠다.

한국은 3일까지 금메달 39개, 은메달 43개, 동메달 68개를 기록했다. 4일 승마 혼성 장애물 개인전 결선과 폐회식만 남은 가운데 한국 선수의 경기는 모두 끝나 금메달 39개로 대회를 마무리하게 됐다.

당초 한국은 금메달 40~45개를 획득해 일본과의 격차를 최대한 좁히면서 종합 3위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순위는 목표했던 3위를 지켰지만 1위 중국(금메달 169개), 2위 일본(금메달 83개)과의 격차는 컸다.

대회 초반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개막 다음 날인 지난달 20일 아침 일찍 근대5종에서 성승민이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을 따낸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종목에서 승전보가 전해졌다.

펜싱에서는 네 번의 '금빛 찌르기'가 나왔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이 출전한 종목 가운데 가장 많은 금메달을 수확한 종목이 펜싱이었다.

남자 사브르의 대들보 오상욱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4 파리 올림픽에 이어 또 한 번 2관왕에 오르며 여전한 '월드클래스'의 면모를 과시했다.

여자부에서는 에페 송세라가 빛났다. 개인전 금메달을 따내며 '종합대회 개인전' 징크스를 끊었고, 단체전에서는 '맏언니'로 후배들을 이끌며 은메달을 수확해 명실상부한 한국 여자 펜싱의 주축임을 확인했다.

26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역전 드라마를 쓰며 아시안게임 4연패를 달성한 오상욱이 포효하고 있다. 2026.9.26 ⓒ 뉴스1 김민지 기자

구기 종목에서는 농구의 선전이 돋보였다. 남녀 농구가 모두 적지에서 일본을 꺾고 정상에 오른 것은 금메달 개수 이상의 상징적인 성과였다. 여기에 대학생 4명으로 팀을 꾸린 남자 3×3 농구까지 금빛 바스켓을 성공시키면서 농구에서만 총 3개의 금메달이 나왔다.

신생 종목인 테크볼을 포함해 카누, 승마, 스케이트보드, e스포츠 대전 격투, 크라쉬 등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았던 종목에서도 값진 금메달이 나왔다.

인기 스포츠인 야구와 축구, 그리고 '아시아 최강' 여자 핸드볼도 모두 결승전에서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나쁘지 않은 기세로 반환점을 돌았지만 중반 이후 수영에서부터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2022 항저우 대회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10개를 기록하며 '르네상스'를 열었던 수영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6개, 동메달 13개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항저우에서 3관왕에 올라 한국 선수단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던 김우민이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게 뼈아팠고, 7관왕 장산숴를 앞세운 중국의 기세도 막지 못했다.

유일한 금메달은 황선우도 김우민도 아닌 김영범의 자유형 50m에서 나왔다. 새로운 아시아 챔피언이 탄생했다는 점은 그나마 소득이었다.

항저우 대회에서 21년 만에 금메달을 수확했던 탁구도 이번에는 동메달 3개에 그치며 '금빛 스매싱'에 실패했다. 한국 탁구가 아시안게임에서 한 종목도 결승에 오르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민국 오예진이 3일 일본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여자 개인전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1위를 차지한 인도 쿰쿰 아닐 모호드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2026.10.3 ⓒ 뉴스1 김도우 기자

28일까지 금메달 21개를 수확하며 목표치인 40~45개의 절반을 넘어선 한국은 전통적인 강세 종목인 양궁과 유도, 태권도 등을 앞세워 막판 스퍼트에 나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믿었던' 종목들이 연달아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금메달 레이스에도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았다.

양궁은 컴파운드와 리커브를 합쳐 총 10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었지만 한국은 이 중 3개를 따는 데 그쳤다. 금메달 수로는 2002 부산 대회 이후 가장 적은 성적이다. 오랫동안 아시아 무대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자랑했던 한국 양궁의 독주 체제에도 균열이 나타났다.

강채영, 오예진, 이윤지가 나선 여자 리커브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놓쳤다. 한국은 1998 방콕 대회부터 2022 항저우 대회까지 이어온 여자 단체전 7연패를 마감하며 8회 연속 우승에 실패했다.

여자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놓쳤다. 오예진이 결승까지 올랐지만 17세 쿰쿰 아닐 모호드(인도)에게 슛오프 끝에 패하면서 인도의 가파른 성장세를 실감해야 했다.

대한민국 이현지가 2일 일본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78kg 초과급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6.10.2 ⓒ 뉴스1 안은나 기자

육상도 한국 신기록 3개를 작성하는 성과를 냈지만 금메달과 은메달 없이 동메달 3개(남자 하프마라톤 경보 최병광,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 남자 4×100m 계주 대표팀)를 수확하는 데 그쳤다. 내심 육상에서도 금메달이 나오기를 기대했던 만큼 아쉬운 결과였다.

유도 역시 개인전 3개와 혼성 단체전 1개 등 금메달 4개 이상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독립운동가 후손' 허미미의 금메달 외에는 추가 '금빛 메치기'가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대회 후반부 한국은 다시 힘을 냈다. 요트 딩기에서 8년 만에 정상을 탈환한 하지민과 2연패에 성공한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이 금메달을 보탰고, 마지막 날에도 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과 골프 김주형 등이 정상에 오르며 금메달 수를 39개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결국 목표로 잡았던 최소 금메달 40개에는 딱 하나가 모자랐다.

구기 종목의 선전과 함께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았던 다양한 종목에서 값진 금메달이 나온 것은 분명한 수확이다. 새로운 얼굴들의 등장도 한국 스포츠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반면 전통적으로 금메달을 책임졌던 수영과 양궁, 유도 등의 부진은 뼈아팠다. 중국과 일본이 금메달 레이스에서 멀찌감치 앞서간 가운데 한국은 스스로 내걸었던 목표마저 달성하지 못했다.

금메달 39개. 목표에는 단 하나가 모자랐지만 중국·일본과의 격차, 전통 강세 종목의 부진까지 감안하면 단순히 '금메달 1개가 부족했던 대회'로만 평가하기 어려운 성적표였다.

대한민국 선수단이 19일 오후 일본 나고야 팔로마 미즈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회식에 입장하고 있다. 2026.9.19 ⓒ 뉴스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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