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착같았던 송다빈, 태권도 '종주국' 자존심 지킨 '금빛 발차기'[AG]

女 67㎏+급 우승…겨루기 종목서 유일한 금메달
"누군가의 꿈이 되고파"…AG 금메달로 존재감 각인

대한민국 송다빈이 3일 일본 도요하시 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태권도 여자 +67㎏급 결승전에서 중국 무원저를 꺾고 금메달을 확정 짓자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2026.10.3 ⓒ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둔 송다빈(25)의 각오는 '악착같이 하겠다'는 것이었다. 태극마크의 무게를 누구보다 크게 생각했던 그는 '국가대표다운 경기'를 펼치겠다고 다짐했고,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한국 태권도 겨루기의 마지막 주자로 나서 유일한 금메달을 따내며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송다빈은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태권도 여자 67㎏ 초과급 결승에서 무원저(중국)를 라운드 스코어 2-1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동안 국제무대 정상 문턱에서 번번이 아쉬움을 삼켰던 송다빈에게 더욱 값진 금메달이었다.

2024년과 2025년 아시아선수권에서 연속 은메달을 획득했고, 2025 무주 그랑프리 챌린지에서도 은메달에 그쳤던 송다빈은 많은 관심이 쏠린 생애 첫 아시안게임에서 마침내 가장 높은 곳에 서며 포효했다.

한국 태권도에도 의미가 큰 금메달이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 품새에서 윤규성과 정하은이 남녀부 정상에 올랐지만 겨루기에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대한민국 송다빈이 3일 일본 도요하시 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태권도 여자 +67㎏급 결승전에서 중국 무원저와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2026.10.3 ⓒ 뉴스1 안은나 기자

전날 남자 58㎏급 안향식과 여자 67㎏급 곽민주가 나란히 준결승에서 탈락했고, 이날도 남자 68㎏급 문준호와 남자 80㎏급 강상현이 준결승의 고비를 넘지 못했다.

송다빈이 결승에 오르기 전까지 한국 겨루기가 수확한 메달은 동메달 4개가 전부였다.

자칫 겨루기 '노골드'의 수모를 당할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마지막 희망으로 남은 송다빈이 해결사로 나섰다.

송다빈은 16강과 8강, 준결승을 모두 라운드 스코어 2-0으로 통과하는 완벽한 경기력을 펼쳤다. 결승에서는 그동안 국제무대에서 여러 차례 만나 고전했던 무원저와 맞붙었다.

출발은 좋았다. 송다빈은 1라운드에서 몸통 공격과 받아차기를 앞세워 4-2로 승리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2라운드는 쉽지 않았다. 무원저에게 머리 공격 등을 허용하면서 10점이나 내줬고 4-10으로 패해 라운드 스코어 1-1이 됐다.

금메달의 주인이 결정되는 마지막 3라운드에서 송다빈의 집중력이 빛났다.

탐색전을 벌이던 송다빈은 먼저 과감한 몸통 발차기로 득점하며 앞서갔다. 무원저의 반격에 머리 공격을 허용하며 턱밑까지 추격당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곧바로 몸통 공격을 적중시켜 다시 격차를 벌렸고, 남은 시간 상대의 공세를 잘 막아내며 금메달을 확정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악착같았다.

대한민국 송다빈이 3일 일본 도요하시 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태권도 여자 +67㎏급 결승전에서 중국 무원저를 꺾고 금메달을 확정 짓자 이아름 코치와 태극기를 들고 돌며 기뻐하고 있다. 2026.10.3 ⓒ 뉴스1 안은나 기자

송다빈은 누구보다 '태극마크'의 무게를 크게 생각해 왔다.

그는 대회를 앞두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국가대표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도록 매 경기 악착같이 임해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앞서고 있을 때도 한순간 방심하지 않았고, 금메달을 눈앞에 둔 마지막 순간까지 집중력을 놓지 않았다.

송다빈에게는 또 하나의 꿈이 있다.

그는 "내가 오혜리 교수님(한국체대)의 리우 올림픽 금메달을 보고 꿈을 키웠듯, 나 역시 누군가의 꿈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오혜리를 바라보며 태극마크와 금메달의 꿈을 키웠던 송다빈은 이제 자신이 누군가에게 꿈을 심어줄 수 있는 선수가 됐다.

'악착같이 하겠다'던 약속을 금메달로 지켜낸 송다빈. 한국 태권도 겨루기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킨 그의 금빛 발차기는 태극마크를 꿈꾸는 후배들에게도 새로운 목표가 됐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