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양궁·태권도·유도에서 부진…한국, 金 40개 목표 '빨간불'[AG]

양궁 단체전 金 1개 그쳐…유도·태권도도 기대 이하
금메달 33개 한국, 골프·축구·양궁 등서 막판 스퍼트

대한민국 강채영, 이윤지, 오예진이 2일 일본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여자 단체전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2026.10.2 ⓒ 뉴스1 김민지 기자

(오카자키=뉴스1) 안영준 기자 = 믿었던 양궁·태권도·유도가 기대만큼 힘을 내지 못했다. 대회 막판 스퍼트를 통해 금메달 40~45개를 달성하려던 한국 선수단의 계획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10월 2일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종목별 세부 일정이 발표됐을 때부터 한국의 '골든데이'로 꼽혔다. 전통적인 강세 종목인 양궁과 태권도, 유도에서 금메달이 쏟아질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특히 전날 사격과 태권도에서 2개씩, 양궁과 유도에서 1개씩 하루에만 금메달 6개를 수확하며 상승세를 탄 터라 기대감은 더욱 컸다.

하지만 믿었던 종목에서 예상 밖의 부진이 이어졌다.

가장 아쉬움이 컸던 종목은 양궁이다.

강채영(모비스), 오예진(광주은행), 이윤지(모비스)로 구성된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은 2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대회 리커브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인도에 세트 점수 3-5로 패했다.

값진 은메달이었지만 한국 양궁에는 뼈아픈 결과였다.

1998 방콕 대회부터 2022 항저우 대회까지 7회 연속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던 한국 여자 양궁은 이로써 28년 만에 아시안게임 단체전 정상에서 내려왔다. 대회 8연패 도전도 막을 내렸다.

혼성 단체전에서도 금빛 과녁을 명중시키지 못했다.

강채영-김제덕(예천군청)이 호흡을 맞춘 한국은 준결승에서 중국에 세트 점수 0-6으로 완패했다. 이후 동메달을 따내며 시상대에는 올랐지만 2022 항저우 대회 금메달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그나마 김우진(청주시청)-김제덕-이우석(코오롱)이 나선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자존심을 지켰다.

한국은 결승에서 인도를 세트 점수 5-1로 꺾고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어 2연패를 달성했다.

하지만 내심 이날 걸린 리커브 단체전 금메달 3개의 '싹쓸이'까지 바라봤던 한국 양궁으로서는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의 성적표가 만족스럽지만은 않았다.

대한민국 이현지가 2일 일본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78kg 초과급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6.10.2 ⓒ 뉴스1 안은나 기자

유도장도 '노골드'로 2일 차 일정을 마쳤다.

'금메달 후보'로 기대를 모았던 이현지는 여자 78㎏ 초과급 결승에서 니우린산(중국)에 한판패를 당해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여자 78㎏급 결승에 나선 김민주(광주교통공사)도 스기무라 미즈키(일본)를 상대로 골든스코어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반칙패로 고개를 숙였다.

2024 파리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이자 한국 남자 최중량급 간판인 김민종(양평군청)도 남자 100㎏ 초과급에서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김민종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의미 있는 메달들을 추가했지만 당초 개인전에서 금메달 3개 이상을 목표로 했던 한국 유도의 계획에는 차질이 생겼다.

한국은 전날 허미미가 여자 57㎏급에서 따낸 금메달 1개, 은메달 3개, 동메달 4개로 개인전을 마쳤다.

'종주국' 태권도도 겨루기 첫날 금빛 발차기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날 겨루기 4개 체급이 진행됐지만 남자 58㎏급 안향식(22·용인대)과 여자 67㎏급 곽민주(22·한국체대)가 나란히 준결승에서 탈락, 동메달 2개를 수확하는 데 그쳤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도입된 버추얼 태권도에서도 금메달을 기대했지만 안향식이 첫 경기에서 탈락의 쓴맛을 봤다.

결국 이날 한국이 믿었던 양궁과 유도, 태권도에서 수확한 금메달은 양궁 남자 단체전의 1개뿐이었다.

물론 다른 종목에서는 반가운 금빛 소식도 들렸다. 요트 남자 딩기에서 금메달을 추가했고,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LoL) 대표팀도 정상에 올라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어 2연패를 달성했다.

그러나 대회 막판 무더기 금메달을 책임질 것으로 기대했던 전통적인 강세 종목들이 예상 밖으로 고전하면서 한국의 금메달 수는 33개에 머물렀다.

30일 오후 일본 오사카 나가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 대한민국 배준호가 역전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2026.9.30 ⓒ 뉴스1 김도우 기자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금메달 40~45개를 목표로 내걸었다.

최소 목표인 40개에 도달하기 위해서도 금메달 7개가 더 필요하다. 사실상 메달 레이스의 마지막 날인 3일 하루 동안 7개 이상의 금메달을 수확해야 하는 만큼 목표 달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그래도 희망을 걸어볼 종목들은 남아 있다.

우선 한국 양궁은 3일 남녀 리커브 개인전에서 명예 회복을 노린다. 단체전에서 기대했던 만큼의 금메달을 가져오지 못한 만큼 남녀 개인전 동반 우승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다.

유도는 남녀 혼성 단체전에서 마지막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한국은 2024 파리 올림픽 혼성 단체전에서 선수들의 투혼을 앞세워 동메달을 따낸 좋은 기억이 있다. 일본 등 경쟁국들이 세계선수권 출전 여파로 선수층이 다소 얇아진 만큼 정상 등극을 노린다.

태권도도 겨루기에서 반격을 준비한다.

3일 겨루기 4개 체급이 열리는 가운데 한국은 이 중 2개 이상의 금메달을 기대한다.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57㎏급 금메달리스트 김유진(울산광역시체육회)과 아시아선수권 우승자인 남자 68㎏급 문진호(한국체대) 등이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남자 골프에서도 최대 2개의 금메달을 바라본다.

김주형(24·나이키골프)이 3라운드를 선두로 마친 가운데 한국은 개인전과 단체전 동반 우승에 도전한다. 김주형이 마지막까지 선두를 지킨다면 선수단의 막판 금메달 레이스에 큰 힘을 보탤 수 있다.

마지막을 장식할 남자 축구도 있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일 오후 7시 30분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라이벌' 일본과 결승전을 치른다.

한국은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2022 항저우 대회에서 연달아 정상에 올랐다. 일본을 꺾으면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사상 최초로 4회 연속 금메달이라는 새 역사를 쓴다.

양궁 남녀 개인전 2개와 유도 혼성 단체전 1개, 태권도 2개, 남자 골프 개인·단체전 2개, 남자 축구 1개까지 계획대로 풀린다면 최대 8개의 금메달을 추가할 수 있다.

현재 33개에 8개를 더하면 금메달 41개로 선수단이 내걸었던 40~45개의 목표 범위에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이 계획이 어긋날 경우 금메달 40개 달성조차 어려워질 수 있다.

무더기 금메달을 기대했던 2일의 '골든데이'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한국 선수단의 목표 달성 여부는 결국 마지막 날까지 지켜봐야 하게 됐다.

김주형이 13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노스 베릭의 르네상스 클럽에서 열린 PGA 투어 제네시스 스코틀랜드 오픈에서 우승한 후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김주형은 이날 33개월 만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4승을 달성했다. (제네시스 브랜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7.13 ⓒ 뉴스1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