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연속 꼴찌 유력' 키움, 역대급 '거북이 군단'…43년 묵은 기록 깨나
127경기 17도루, 경기당 0.13개…83년 삼미 36개 경신 가능성
타선·마운드 모두 최하위권…젊은 선수 많지만 도루 시도 적어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4년 연속 최하위 위기에 놓인 키움 히어로즈가 또 하나의 불명예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127경기를 치르는 동안 도루가 단 17개에 그치며 43년간 깨지지 않았던 역대 최소 팀 도루 기록마저 갈아치울 기세다.
키움은 2026시즌 7일까지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127경기를 치렀는데 팀 도루는 단 17개로 압도적 꼴찌다.
팀 도루 1위인 NC 다이노스(134개)의 10분의 1 수준이고, 경기당 도루가 0.13개로 8경기를 치러야 도루 하나를 기록하는 꼴이다.
개인 도루 순위를 봐도 극명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리그 1위인 황성빈(롯데·42개)과 2위 박민우(NC·40개)가 이미 40도루를 넘겼고,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선수는 24명이다.
반면 키움은 두 자릿수 도루는 커녕 5도루를 넘긴 선수도 없다. 팀 최다 도루는 현재 부상으로 빠져 있는 이주형(4도루)이고, 박주홍과 임병욱이 각각 3도루로 뒤를 잇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송성문(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있었고, 2년 전엔 김혜성(LA 다저스)이 주루에서 경쟁력을 보였지만, 이들이 빅리그로 떠난 이후론 주루 능력을 갖춘 선수가 사라졌다.
이대로라면 키움은 역대 최소 팀 도루 신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역대 최소 팀 도루는 1983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36도루로, 무려 43년이나 바뀌지 않았다.
특히 당시엔 정규시즌 팀당 경기 수가 100경기로 현 체제보다 44경기나 적었다. 그럼에도 키움은 여유 있게 불명예스러운 신기록을 쓸 페이스를 보인다.
물론 현대야구에서 도루의 가치는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아웃으로 주자가 없어질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보다 주자를 살려두고 장타 한 방으로 단숨에 득점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올 시즌 키움은 개막 전부터 압도적인 '최약체'로 평가받았고, 실제 성적도 크게 다르지 않다.
키움은 현재 팀 타율(0.243), 팀 득점(485득점), 출루율(0.322), 장타율(0.354), OPS(0.676)에서 모두 최하위다. 팀 홈런(91개)도 9위에 그친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외인 타자 2명을 기용하면서도 공격 전반에서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마운드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팀 평균자책점(5.31)은 9위, 팀 피안타율(0.285)과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1.56)은 최하위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인 만큼 다양한 방법으로 활로를 찾아야 하지만, 도루 시도마저 압도적으로 적다. 그렇다고 '작전 최소화'나 '장타 지향'의 야구를 펼친다고 보기도 어렵다. 키움의 희생번트는 57개로 리그에서 세 번째로 많다.
더 뼈아픈 대목은 리빌딩의 성과도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3년간 꼴찌에 그친 키움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권을 확보해 유망 선수들을 대거 뽑았다. 그러나 냉정하게 따져보면 확고한 주전급의 활약을 펼쳐주는 선수는 눈에 띄지 않는다.
오히려 올해는 안치홍, 서건창 등 30대 중반의 베테랑 선수들의 선발 출전이 늘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통해 팀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구상이 경기력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역대 최소 도루에 가까워진 '거북이 군단'이라는 오명은 단순히 발이 느린 팀이라는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공격과 마운드, 나아가 육성까지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키움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숫자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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