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운' 없어도 '마이웨이'…삼성 후라도, '1위팀 에이스'의 진면목
17경기 ERA 3.11에도 5승뿐…7일 LG전서 뒤늦은 홈 첫 승
3년 연속 180이닝+ 소화…올해도 전반기 107이닝 리그 1위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승운이 지독히 따르지 않지만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간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투수 아리엘 후라도(30)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에이스 활약을 펼치며 팀을 1위로 인도하고 있다.
후라도는 지난 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5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해 9-2 승리를 이끌고 승리투수가 됐다.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로 일컬어진 1-2위 맞대결의 3연전 첫 경기에서 후라도는 상대 팀 에이스 톨허스트를 제압했다. 먼저 홈런을 맞은 건 후라도였지만 톨허스트가 5회 4실점으로 무너졌고, 후라도는 6회까지 버텨내며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완성했다.
흥미로운 건 이날 승리투수가 된 후라도의 시즌 승수가 5승(1패)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는 리그 전체로 보면 공동 20위에 불과하며, 불펜투수인 이로운(SSG 랜더스), 가나쿠보 유토(키움 히어로즈)와도 같은 수치다.
최근엔 투수의 가치를 '승수'로 평가하는 일은 거의 없어졌지만, 그럼에도 '승리투수'가 되느냐 안 되느냐는 당사자에겐 중요한 부분이다. 연봉 고과 등의 실리에 심리적인 요인까지 있어 무시 못 할 요소다.
승수라는 측면에서 보면 후라도의 전반기는 불운 그 자체였다. 17번의 등판 중 13번이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해 리그 1위였는데, 그 13번 중 8번이나 승리를 따내지 못했고 한 번의 패전까지 안았다.
팀 타선의 침묵, 불펜진의 난조 등으로 잘 던지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한 경우가 숱하게 많았던 그다.
평균자책점도 3.11로 지난해(2.60)보단 높지만 리그 전체로 보면 6위고 삼성 팀 내 1위다.
무엇보다 후라도의 가장 큰 가치는 '이닝 소화'에서 나온다. 그는 키움 히어로즈에서 뛴 2023년부터 삼성으로 이적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80이닝 이상을 던졌다. 이닝 수는 183⅔이닝(2023년), 190⅓이닝(2024년), 197⅓이닝으로 해마다 늘어났고, 올해도 현재까지 107이닝으로 리그 1위다.
선발투수가 많은 이닝을 소화해 주면 그만큼 불펜투수들의 휴식이 보장되고, 과부하가 걸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삼성의 불펜진이 '리그 최강' 수준의 면모는 아니지만, 후라도를 필두로 한 선발진이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덕에 평균 이상의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후라도는 언제나 자신의 승리보다는 팀 승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어떤 투수도 '공식적'으로는 비슷한 이야기를 하겠지만, 후라도는 키움 시절부터 몇 년간 '승리 가뭄'에 시달렸음에도 꾸준히 제 몫을 해왔다는 점이 특별하다.
삼성은 전반기 연승과 연패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일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무너지지 않았던 건 '에이스' 후라도의 존재가 매우 크게 작용했다. 건강한 후라도가 든든히 버티는 삼성은 올 시즌 끝까지 선두 싸움을 이어갈 동력을 갖춘 팀이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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