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황재균·조상우, 다음 행선지는?…FA 협상 장기화 조짐
양현종 계약 발표 후 8일째 추가 소식 없어
대어 빠지니 찬바람…칼자루 쥔 구단 '느긋'
- 서장원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한동안 뜨겁게 타올랐던 프로야구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연말에 접어들면서 잠잠해지는 모양새다. 대어급 FA 선수들이 몰고 온 광풍이 지나간 뒤 남은 준척급 FA 선수들의 계약 소식은 해를 넘길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2025시즌 종료 후 FA 권리를 행사해 시장에 나온 21명 중 현재까지 총 12명이 거취를 확정했다. 이 중 6명은 원소속팀에 잔류했고, 나머지 6명은 다른 팀으로 이적했다.
대어급으로 평가받은 선수들은 대부분 새 둥지를 찾았다.
'FA 1호 계약'의 주인공 박찬호는 KIA 타이거즈를 떠나 두산 베어스로 이적했고, 강백호도 KT 위즈를 벗어나 내년 시즌 한화 이글스에서 새출발한다. '우승 캡틴' 박해민은 4년 총액 65억 원에 LG 트윈스에 잔류했다.
황혼기에 접어든 베테랑 FA 선수들도 일부 계약에 성공했다. 김현수가 KT로 이적했고, 최형우는 삼성 라이온즈와 2년 총액 26억 원에 계약을 맺고 친정팀에 둥지를 틀었다. '대투수' 양현종은 2+1년 총액 45억 원에 KIA에 남았다.
구단 별로는 두산이 외부 FA 박찬호, 내부 FA 조수행, 이영하, 최원준과 계약하며 총액 기준 186억 원을 쏟아부었고, KT가 외부 FA 김현수, 최원준, 한승택을 영입하는 데 108억 원을 투자했다. 한화도 강백호 영입에만 100억 원을 투입했다.
이제 시장엔 총 9명의 FA 선수만 남았다. 김태훈(삼성), 조상우(KIA·이상 A등급), 김범수(한화), 이승현(삼성), 장성우(KT), 김상수(롯데·이상 B등급), 손아섭(한화), 강민호(삼성), 황재균(KT·이상 C등급) 등이 계약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지난 4일 양현종의 원소속팀 KIA 잔류 발표 이후 8일째인 이날까지 추가 계약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만족스러운 조건을 받고 싶은 선수와 과거 성과와 미래 가치를 냉정히 분석한 구단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협상이 장기전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특히 영입 구단이 원소속팀에 보상금과 보상 선수를 내줘야 하는 A, B등급 선수들은 보상 규정이 '대박 계약'을 가로막는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 '전력 상승효과'를 보장하는 특급 선수가 아닌 이상 구단도 거액을 투자하기 부담스럽다.
삼성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은 강민호 정도를 제외하면 남은 선수들은 잔류든 이적이든 협상 타결까지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지날수록 불리해지는 건 선수다. 칼 자루를 쥔 구단은 느긋하게 협상 테이블을 차린다.
각 구단 프런트는 12월 말 일제히 종무식을 열고 휴식기에 들어간다. 종무식 이후에도 협상은 진행될 수 있지만, 여러 행정적 절차를 고려하면 평소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 다음 주 내로 추가 계약 소식이 들려오지 않으면 남은 선수들의 계약은 해를 넘길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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