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이닝 58구' 문동주 "5차전 준비하겠지만…내일 끝내야"[PO3]
6회부터 9회까지 무실점…"지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1차전보다 어깨 무거웠지만 제구·변화구에 집중"
- 권혁준 기자
(대구=뉴스1) 권혁준 기자 = 1차전 2이닝 무실점에 이어 이틀 쉬고 나선 3차전에선 4이닝 무실점. 팀의 2차례 승리에 모두 기여한 한화 이글스 문동주(22)는 필요하다면 최종 5차전 등판도 준비하겠다는 각오다.
문동주는 "5차전까지 간다면 당연히 최대한 준비해야 한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면서도 "일단은 5차전까지 안 갔으면 좋겠다"며 미소 지었다.
한화는 2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3차전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4로 이겼다.
2-4로 끌려가던 5회초 루이스 리베라토의 1타점 2루타와 노시환의 2점홈런으로 재역전에 성공한 한화는, 이후 5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1점 차 승부에서 웃었다.
결정적인 역할은 문동주가 해냈다. 5회를 막은 김범수가 6회 선두타자 김영웅에게 볼넷을 내주자, 양상문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했다. 불펜에서 몸을 풀던 문동주도 주저 없이 마운드로 달려 나왔다.
문동주는 6회 무사 1루부터 9회까지 아웃카운트 12개를 책임졌다. 4이닝 동안 58구를 던지며 2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 사실상 '준 선발투수'와 다름없는 등판이었고 팀 승리를 지킴과 함께 포스트시즌 개인 첫 승리의 기쁨도 누렸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나 역시 긴장되는 경기였는데, 문동주가 정말 잘 던져줘 흐뭇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문동주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1, 3, 5차전 등 홀수 경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1차전에 이어 3차전에서도 몫을 해낸 것 같아 기분 좋다"고 했다.
그는 "지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했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1차전에서 개인 최고 구속인 161.6㎞를 찍는 등 시속 16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던졌던 그는, 이날은 구속이 덜 나왔다. 1차전의 역투 영향인 듯, 최고 구속이 157㎞, 평균 150㎞ 중반대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문동주는 "1차전 땐 정말 어깨가 가벼웠는데 오늘은 조금 무거운 느낌이 있었다"면서 "그래서 스피드에 신경 쓰지 않으려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제구나 변화구 같은 다른 부분에 신경 쓴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선수 생활 대부분을 선발투수로 뛴 그가 주자 있을 때 마운드에 오른 것도 이례적이었다.
문동주는 "야구하면서 주자 있을 때 마운드에 오른 게 생각이 안 날 정도로 드문 일이었다"면서 "그래서 더 긴장했는데 빨리 몸을 풀면서 긴 이닝을 가져갈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이닝을 거듭할 수록 잘 넘어간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 페이스를 유지하면 끝까지 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이닝을 마친 뒤에도 벤치에 힘을 불어넣으려 했다"고 덧붙였다.
최대 승부처는 7회였다. 대타 박병호에게 안타, 구자욱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2사 2,3루에 몰린 상황에서 '홈런왕' 르윈 디아즈를 맞닥뜨렸는데, 7구 승부 끝에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다.
문동주는 "정규시즌 대구 경기에서 디아즈에게 홈런을 맞은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더 집중하려고 했다"면서 "그간 고민하고 연구했던 것을 생각하며 공을 던졌다"고 했다.
문동주는 2번의 불펜 등판으로 당초 예정이던 4차전 선발투수로 나서지 못하게 됐다. 이 자리는 루키 정우주가 메운다.
문동주는 "정우주는 신인이지만 삼진률이 매우 높다. 그게 얼마나 대단한지 스스로 알았으면 좋겠다"면서 "타자들이 쉽게 생각할 수 없다는 마음을 이용해 우위에 서서 투구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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