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두산, KS 우승의 키는 '양날의 검' 불펜진
- 조재현 기자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뒀던 두산 베어스가 대구에서 결국 승부를 보게됐다. 남은 2경기에서 에이스급 투수간의 맞대결이 예상됨에 따라 두산으로서는 불펜 운용이 우승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에게 5차전을 내줬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두산은 3승2패로 유리한 상황이다. 두산으로서는 남은 6,7차전에 니퍼트와 유희관이라는 확실한 선발 카드를 앞세워 12년 만에 정상을 탈환하겠다는 각오다.
두산은 팀의 75승 중 50승을 합작한 삼성의 토종 선발 투수 4명에 견줘 전혀 밀리지 않는 선발진이 힘을 발휘하고 있다. 1,2차전 노경은과 니퍼트가 선발 투수로서 제 역할을 다했다. 3차전에선 유희관이 코칭스태프의 실수로 강판됐으나 구위에 대한 믿음은 여전하다. 4선발 이재우도 깜짝 호투로 삼성을 압박했다. 5차전에서도 노경은이 홈런을 두 방이나 맞았으나 5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문제는 불펜이다. 포스트시즌 내내 두산 발목을 잡고 있는 불펜은 '양날의 검'이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불펜은 때론 팀 승리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 패배의 원인이기도 하다. 9명이 한 팀을 이뤄 겨루는 야구에서 팀 승패에 대한 원인으로 특정 선수를 지명하는 것은 어렵지만 두산의 이른바 '벌떼불펜'은 특별한 존재다.
13회 연장 혈투가 벌어졌던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의 벌떼불펜은 위력을 발휘했다. 더욱이 '끝판대장' 오승환과의 싸움에서 결과적으로 밀리지않아 기쁨은 더 컸다.
2차전, 1-1로 맞서 돌입한 연장전에서 타선이 완벽한 구위를 뽐낸 오승환에게 침묵한 것과 달리 두산 마운드는 삼성에게 잇단 득점 찬스를 내줬다.
특히 10회,11회 두 번의 만루 찬스를 넘기지 못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10회 1사 만루 위기는 윤명준, 11회말 2사 만루는 정재훈이 각각 틀어막고 연장 13회초 오재일의 홈런포가 나오는 과정을 잘 만들었다.
4차전 이재우와 핸킨스의 완벽한 1+1 전략으로 다시 기세를 올린 두산은 5차전, 다소 아쉬운 장면을 남겼다.
김진욱 감독은 5-5로 팽팽하게 맞선 8회초 진갑용이 세 번째 투수 윤명준에게 중전 안타를 때려내자 곧바로 교체를 지시했다.
한국시리즈에서 무실점 호투를 이어가던 윤명준은 이날도 선발 노경은(5이닝 5실점)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선우가 볼넷 2개를 남발하자 급한 불을 끄러 마운드에 올랐다. 윤명준은 2사 1,3루 실점 위기에서 채태인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윤명준은 7회초에도 1사 후 박석민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김태완을 병살 처리하며 팽팽한 5-5 승부를 이어갔다.
이런 윤명준의 공을 물려받은 투수는 유희관이 아니었다. '5차전에서 승부를 끝내겠다'며 총력전을 예고했던 김 감독의 공언과는 조금 다른 교체였다. 더욱이 4차전 휴식을 취했던 변진수와 오현택도 아닌 정재훈 카드였다.
정재훈은 후속 타자 정병곤에게 안타를 맞은 후 정형식의 보내기 번트로 이어진 1사 2,3루에서 박한이에게 결승타를 헌납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두산은 결정적 승부처에서 2점을 내주고 결국 5-7로 패했다.
정재훈은 2-1로 승리했던 앞선 4차전에선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나와 1이닝 동안 6명의 타자를 맞아 20개의 공을 투구했다. 무엇보다 내용이 좋지 않았다.
정재훈은 2-0으로 앞선 9회초 2루타와 볼넷을 내주고 위기를 맞았다. 두산은 만루작전을 썼다. 정재훈은 1사 만루에서 정현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내주고 1점 차 추격을 허용했다. 뒤이어 올라온 윤명준이 2사 2,3루 역전 위기를 막아내 팀은 가까스로 승리를 지켰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유희관은 7차전을 대비해야 하기에 동점 상황이 아닌, 역전이 되면 기용할 생각이었다"고 당시 교체 상황을 설명했다.
유희관이 올라왔더라도 결과는 예측할 수 없으나 결국 김 감독의 정재훈 카드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두산 불펜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분명 위용을 떨치고 있다. 심창민과 안지만, 권혁, 오승환으로 이어지는 삼상의 철벽 계투라인에 비해 기록과 경험 면에서 분명 우월하지 않지만 위기마다 놀라운 집중력으로 경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이용철 KBSN 스포츠 해설 위원은 4차전 승리 후 "(두산)불펜진은 시리즈를 치를수록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느는게 보였다. 특히 볼배합이 돋보였다. 큰 경기라서 위축될텐데 거리낌없이 던지고자 하는 방향이나 구질 선택 등이 새롭다"고 두산 상승세를 분석했다.
두산은 강력한 마무리 없이 포스트시즌에 진출,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온 팀이다. 올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넥센과 LG, 삼성 모두 손승락과 봉중근, 오승환이라는 특급 마무리를 보유했다. 탄탄한 필승조까지 보유했던 넥센과 LG는 이미 두산 앞에 고개를 떨궜다.
두산이 위력을 떨치고 있는 '벌떼불펜'을 앞세워 사상 첫 4위 팀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미러클(기적)'을 이룰 수 있을 지 주목된다.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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