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스러워하는 치매 노모 본 아들 "편하게 해줄게"…7년 간병 끝 비극

[사건의재구성] "마음의 짐 안고 살아갈 것" 징역 5년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어머니를 편하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치매와 수두증을 앓아 거동이 어려운 70대 어머니를 홀로 돌보던 50대 아들 A 씨는 어머니가 침대 위에서 몸을 떨며 경련하는 모습을 보고는 결국 잘못된 선택을 했다.

2025년 9월 A 씨는 주방으로 가 흉기를 들고 돌아와 어머니를 향해 휘둘렀다.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숨졌고 A 씨는 범행 직후 자해했다.

A 씨는 2009년부터 치매를 앓던 어머니와 부친을 함께 모시고 살았다. 이후 부친이 숨지고, 어머니는 2018년 낙상사고로 수두증까지 앓아 거동도 어려운 상태였다. 이에 A 씨는 직장까지 그만두고 어머니 곁을 지켰다.

매일 식사를 준비하고 목욕을 시키고 용변을 치우는 일도 A 씨 몫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어머니 건강은 악화했고, 홀로 부양을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도 쌓이면서 A 씨는 자제력을 잃었다.

하지만 범행은 곧바로 드러나지 않았다. A 씨는 약 일주일 뒤 타지에 사는 다른 가족에게 어머니의 사망 사실을 알렸다.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발견했을 때 어머니 시신은 이미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가 오랜 병환으로 힘들어해서 일주일 전쯤 살해했다"는 취지로 범행을 자백해 체포됐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A 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지난 2월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오창섭)는 오랜 간병 과정에서 A 씨의 스트레스가 누적됐고, 고통스러워하는 어머니를 보다가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한 점,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 외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남은 유족들이 선처를 바란 점도 고려했다.

다만 법원은 간병의 고통이 살인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봤다. 피해자가 건강이 쇠약해 범행에 취약한 상태였던 고령의 모친인 점, 흉기로 살해한 범행 방법 등을 무겁게 판단했다.

1심 재판부가 A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으나 A 씨와 검사는 각각 형이 너무 무겁고 가볍다며 항소했다.

4월 30일 열린 항소심에서는 1심 판결을 파기했다. 존속살해죄의 유기징역 법정형 하한은 징역 7년인데, 1심이 징역 5년을 선고하면서 정상참작 감경을 법령 적용에 적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유족의 처벌불원 의사 등을 감경 요소로 반영해 처단형을 다시 산정한 뒤에도 징역 5년이 적정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A 씨가 범행 뒤 자해한 점 등을 들어 "장래에도 모친 살해라는 무거운 마음의 짐을 안고 살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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