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예쁘네"…포근한 낮 기온에 경복·덕수궁 등 곳곳 '단풍객' 북적
유튜브 등 소개된 경복궁 건춘문 옆 은행나무…"1시간 걸려 보러 왔다"
- 한수현 기자, 유채연 기자
(서울=뉴스1) 한수현 유채연 기자
"작년에 날씨가 따뜻해서 단풍이 정말 예뻤는데 올해는 반짝 추위가 있어 기대를 안 했는데, 올해도 정말 예쁘네요."
영하권 추위를 벗어나 따뜻한 낮 기온이 이어진 7일 서울 도심 '단풍 명소'로 꼽히는 곳에는 평일에도 단풍놀이를 즐기러 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입동'임에도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이 19도까지 오르면서 서울 종로구 경복궁 등 도심 곳곳에는 알록달록한 나뭇잎을 보러 나온 시민들이 많았다.
가을이 되면서 경복궁 건춘문 옆 은행나무 앞은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됐다. 이 은행나무는 경복궁 내 다른 은행나무보다도 크고, 나뭇가지가 흐드러진 모습이어서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주 등장한다.
이날도 해당 은행나무 앞에는 사방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시민들로 붐볐다. 약 20팀 정도가 근처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와 휴대전화를 들고 있었고, 외국인 관광객은 셀카봉을 들고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40대 여성 김 모 씨는 "경복궁 내 은행나무를 보기 위해 중랑구에서 70분가량 걸려 왔다"며 "온라인에서 찾아보니 이 은행나무가 경복궁에서 제일 빨리 물 들기도 하고, 다른 나무에 비해 잎이 작게 생겼다고 해서 직접 보러왔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나무를 특별히 좋아하는 것은 아닌데 은행잎이 궁금해서 와봤다"며 "주말 이후엔 날씨가 다시 쌀쌀해진다고 해서 구경할 겸 왔다"고 했다.
필리핀에서 온 관광객 칼(24세) 씨는 한복차림으로 친구들과 번갈아 가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칼 씨는 "이 은행나무를 보러 온 건 아니지만, 경복궁을 보러 왔는데 나무가 너무 아름답다"고 말했다.
경복궁 내 안전 관리와 문화재 훼손 예방 등을 담당하는 직원 조 모 씨(62)는 "평소 평일과 비교해 사람이 많은 편"이라며 "유튜브 등에 은행나무가 떠서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이 더 많이 찾는 듯하다"고 밝혔다.
경복궁을 둘러싼 돌담길 근처 효자로에도 사진을 찍으며 은행나무를 구경하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아직 모든 나뭇잎이 노란색으로 물든 것은 아니지만, 노란빛이 번지고 있는 은행나무와 사진을 찍으려는 인파가 주말 못지않게 많았다.
곳곳에는 DSLR 카메라를 들고 단풍 사진 촬영에 집중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서울 시민인 대학생 김지오(22) 씨는 "남자친구와 기념일이어서 단풍 사진을 찍으러 왔다"며 "단풍 색깔에 맞춰 옷도 가을 톤으로 입고 왔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덕수궁도 단풍나무와 은행나무를 보러 온 관광객들로 붐볐다.
함께 온 친구와 덕수궁 내에서 가장 큰 단풍나무 앞에서 사진을 남긴 70대 여성 이 모 씨는 "날씨가 덜 추워지면서 이렇게 단풍 구경도 할 수 있다"며 "서울 시내에서도 이렇게 예쁜 단풍나무가 있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30대 남성 김 모 씨는 "아이가 올해 초 태어나 함께 단풍을 보는 것은 처음"이라며 "멀리까지 가지 않아도 시내에서 가족과 단풍을 즐길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한편, 기상청은 내일 오후부터 충청권과 남부지방, 제주도에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모레(9일) 낮까지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sh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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