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도 피하고 대작도 즐기고…폭염 속 시민들 극장가로 '피서'

영화관, 무더위·열대야 피하는 도심 속 피서지로
오디세이·스파이더맨·하츄핑 등 줄줄이 개봉 영향도

9일 서울 시내 한 대형 쇼핑몰 내 영화관을 찾은 시민들이 더위를 피해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다. 2026.8.9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강서연 기자

"외국에 있다가 최근 한국에 들어왔는데, 3년 만에 맞이한 한국 여름이 너무 덥네요. 태양 아래를 걷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덥더라고요."

호주에서 간호사로 일하다 오랜만에 귀국했다는 유현지 씨(30·여)는 바깥 날씨에 두 뺨이 붉게 물든 채였다. 유 씨는 어머니와 함께 최근 개봉한 영화 '오디세이'를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았다고 했다.

유 씨는 "호주도 날씨가 덥기는 한데 한국처럼 습하지 않아서 확실히 한국이 더 덥게 느껴진다"며 "호주는 지금 겨울이라 제가 한국에서 더 더위를 느끼는 것 같기도 같다"고 말했다.

10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영화관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극장이 도심 속 피서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CGV 영등포타임스퀘어에는 영화 티켓을 예매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티켓 키오스크 바로 옆 매점 전용 키오스크에서도 팝콘을 주문하려는 손길이 분주하게 오갔다.

변 모 씨(42·여)는 초등학생 자녀들과 '사랑의 하츄핑: 고래보석의 전설'을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았다. 변 씨는 "날이 너무 더워서 아이들과 뭘 할까 하다가 영화를 보러 왔다"며 "영화 시즌1을 재미있게 봐서 기대된다"고 말했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를 보러 왔다는 임 모 씨(31·여)는 "날이 너무 더워서 야외활동보다는 카페를 가는 등 실내 활동을 하게 된다"고 했다.

9일 서울 용산구의 한 영화관에서 영화 ‘오디세이’ 매진이 표시되어 있다.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5일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는 8일까지 누적 관객수 137만6787명을 기록하며, 개봉 이후 3일 연속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빠른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6.8.9 ⓒ 뉴스1 김진환 기자

특히 최근 여름 휴가철을 맞아 잇따라 개봉한 초대형 영화들과 맞물리면서 침체했던 극장가에도 모처럼 활기가 도는 모습이다.

나홍진 감독의 '호프'가 여름 극장가를 달군 데 이어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는 개봉 4일째인 지난 8일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어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와 '사랑의 하츄핑: 고래 보석의 전설' 등도 극장가 흥행을 이끌고 있다.

남편과 데이트를 위해 영화 오디세이를 보러 왔다는 50대 여성 김 모 씨는 "요즘은 실내가 아니면 돌아다닐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최근에 개봉한 영화인데 인기가 많다고 해서 보러 왔다. 기대가 된다"고 웃어 보였다.

팝콘 박스를 한 아름 끌어안은 채 영화를 기다리던 한 20대 여성은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좋아하는데 개봉해서 보러 오게 됐다"며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게 오랜만이라 설레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티맵모빌리티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주요 방문지의 목적지 설정 건수를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한 결과, 극장은 지난해보다 52.1%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극장들도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폭염과 열대야 속 '극캉스'(극장+바캉스)를 즐기려는 관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CGV는 오는 14일과 15일 서울 용산아이파크몰과 압구정, 부산 센텀시티 템퍼시네마에서 '올무비나잇 위드 템퍼' 이벤트를 진행한다. 상영일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4시 50분까지 '오디세이',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를 연이어 상영하는 행사다.

롯데시네마도 '롯캉스' 이벤트를 진행해 이벤트 기간 영화를 관람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영화 관람권과 샤롯데 관람권, 롯데호텔 숙박권 등을 제공한다.

k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