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키운 외동딸 탈탈 털어 시집보냈는데…"병원비 좀" 부탁하자 모른 척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남편과 이혼한 뒤 외동딸 하나만 바라보며 평생을 악착같이 살아온 50대 여성이 결혼 후 달라진 딸의 모습에 깊은 상처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13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인 50대 여성 A 씨는 어린 딸을 홀로 키우기 위해 온갖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살아왔다.
A 씨는 신혼 초부터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는 남편 때문에 힘든 결혼 생활을 이어갔다고 했다. 아이가 있다는 이유로 참고 살았지만, 결국 남편이 큰 범죄를 저질러 교도소에 수감되면서 이혼하게 됐다.
이후 A 씨는 홀로 다섯 살 딸을 키우게 됐다. 식당 서빙과 건물 청소, 우유 배달 등 돈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며 생계를 책임졌다. 몸이 약했던 딸은 밤낮없이 병원을 오갈 정도였지만 A 씨는 재혼도 포기한 채 오직 딸만 바라보며 살아왔다.
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에는 운동회와 소풍, 발표회까지 빠짐없이 참석했다. 특히 딸이 어릴 적부터 피아노에 재능과 흥미를 보이자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피아노 학원을 끊어주며 꿈을 응원했다.
A 씨는 "대학원도 보내고 유학도 보내주고 싶어 안 먹고 안 입으며 돈을 모았다"고 했다.
그러나 딸이 대학에 진학한 뒤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딸이 혼전임신 사실을 털어놓으며 결혼을 하겠다고 한 것이다.
A 씨는 "하고 싶은 것도 많을 텐데 나중에 후회하지 않겠냐"고 설득했지만 딸은 아이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A 씨는 딸의 학비와 미래를 위해 모아뒀던 돈을 모두 털어 결혼 자금으로 보탰다.
당시 A 씨는 딸과 사위에게 "나중에 꼭 갚아라. 그러려면 둘이 열심히 잘 살아야 한다"고 당부했고, 딸 부부 역시 갚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하지만 결혼 후 딸의 태도는 점점 달라졌다. A 씨는 "명절에 1년에 한두 번 잠깐 들러 용돈 10만 원 주고 가는 정도였다"며 "평소에는 연락도 거의 없고 안부도 묻지 않았다"고 말했다.
손주를 위해 장난감과 선물을 보내도 딸의 반응은 무덤덤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육아 때문에 바쁜 줄 알고 이해하려 했지만 결혼 10년이 가까워진 지금까지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특히 딸의 SNS를 통해 여행과 외출을 즐기는 모습을 볼 때마다 서운함은 더 커졌다고 했다.
결국 생활고와 병원비 부담까지 겹친 A 씨는 결혼 당시 지원했던 돈 일부라도 돌려달라고 조심스럽게 부탁했다. 허리 치료와 임플란트 비용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돌아온 건 냉담한 반응이었다. A 씨에 따르면 사위는 "딸 시집보내면서 그 정도도 안 할 생각이셨냐"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고, 딸 역시 별다른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
A 씨는 "그 돈은 단순한 돈이 아니라 내 청춘과 인생이 담긴 돈"이라며 "내가 그렇게 고생하며 키웠는데 이런 말을 들으니 너무 억울하고 우울하다"고 호소했다.
신유진 변호사는 "대여금 소멸시효 기간이 10년이기 때문에 청구하면 받을 수 있다고 본다. 빌려준 돈이라고 명시했고 그 뒤에도 갚으라는 얘기를 했기 때문에 딸이 증여라고 주장하는 건 별개로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속상하고 억울하고 서운할 것 같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젊은 날의 인생 전체를 부정당한 느낌이 들 거다. 딸에게 기대를 내려놓고 본인의 삶에 집중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딸 역시 자녀를 키우며 언젠가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될 날이 올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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