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민경 "성평등부, 일하기 좋은 시대 맞아…국민 체감하실 것"[일문일답]
[뉴스1 초대석] "생리대 무상지급, 여성 안전권 확인한 사건"
"촉법소년 연령 하향이 해법이라면 모두 동의…인식 간극 커"
- (대담=임해중 사회정책부장), 신건웅 기자, 이비슬 기자
(서울=뉴스1) (대담=임해중 사회정책부장) 신건웅 이비슬 기자 = 원민경 초대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이 성평등부의 역할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말에 "'제 역할'을 잘하기를 바라시는 것 같다"고 답했다.
원 장관은 지난달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뉴스1과 인터뷰에서 "대통령께서 부처간 칸막이 없이 일하라는 말씀을 여러 번 강조하셔서 그렇게 일하고자 하는 장관님들 의지가 높다. 우리 부처는 일하기 더 좋은 시대를 맞았다. 성평등부 확대 개편 효과를 국민께서 체감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 지시에 따라 공론화를 진행 중인 촉법소년 연령 논의에 관련해서는 "연령 하향이 모든 문제 해결의 끝이라면 모두가 동의하겠지만 현장과 국민 사이 간극이 크다"고 밝혔다. 전 국민 무상 생리대 정책은 "여성들이 안전하고 품질 좋은 생리용품을 사용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국가적으로 확인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원 장관과의 일문일답.
-이재명 대통령이 지시한 촉법소년 연령 논의 공론화 추진 상황은
▶연령 하향 찬반 입장은 공론화 주관 부처 장관으로서 답변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다만 촉법소년 연령 하향이 모든 문제 해결의 끝이라면 모두가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를 오랫동안 고민해 온 분들과 국민 사이에는 굉장히 큰 간극이 있기 때문에 그 원인을 더 살피려 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간극이 있다고 보나
▶국민들께서는 '나 촉법소년이야'라는 말 속에 어떤 처벌이나 제재도 없고 이를 이용해 더 많은 비행을 저지른다고 생각하시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2년 정도의 자유를 구속할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형사처벌보다 중한 수준이다. 외국 법제에서는 이 자체를 형사 처벌의 하나로 본다. 국민의 80%가 연령 하향에 찬성 의견을 갖고 있지만 10대 청소년은 미래에 우리가 함께 살아가야 할 구성원이라는 점에서 재비행을 막는 방법 또한 함께 검토하려 한다.
-전 국민 생리대 무상지급 시범사업에 우려와 기대가 많다
▶처음에는 (대통령 지시가) 당황스럽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간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지원해 온 사업 부서 내에서도 보편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의 확장성을 갖기 어려웠고 저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잘못하면 업계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압박을 가하게 되는 것 아닐지 걱정했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대통령의 가격 지적 이후) 업계와 언론에서 '이 가격이 정말 최선이냐'는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고 생리대의 적정 가격을 다시 점검하는 계기가 됐다.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한 것 같았다. 여성들이 안전하고 품질 좋은 생리용품을 사용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국가적으로 확인한 중요한 사건이었다. 공공 생리대라고 해서 저품질로 인식되거나 공급되지 않도록 다양한 사이즈, 소비자 선호도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하겠다.
-고용평등임금공시제 도입 과정에의 핵심 쟁점은
▶여성들이 '나와 다음 세대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확신을 갖도록 하는 대표적 사례가 직장에서의 고용평등이다. 우리 사회가 성평등을 달성하지 않으면 존속이 가능할까. 출산율은 또 하나의 사회의 성평등 지표다. 평등하지 않은 사회에서 가정을 구성하거나 자녀를 낳아 키운다는 생각은 할 수가 없다. 산업계는 너무 빠르지 않았으면 하고 노동계는 그 정도로 되겠느냐는 인식 격차는 있지만 필요성에는 모두 공감하고 있다. 이 법은 어디까지나 최소한의 제도일 뿐, 이 변화를 뛰어넘어야 한다.
-반복되는 스토킹범죄를 방지할 대책과 현 제도의 보완점이 있다면
▶법원과 경찰 두 기관을 만나본 저의 결론은, 스토킹 범죄가 아직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범죄 유형인 만큼 법원이 보다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전달할 필요가 있겠다는 것이다. 스토킹 피해자가 느끼는 어려움과 예민함은 이것을 판단하는 분들에게 아직 닿고 있지 않은 것 아닌가 생각했다. 또 피해자의 위험 상황을 가장 먼저 인지하는 경찰이 법원에 관련 정보를 보다 충실히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토킹 피해 예방을 위해 경찰·법원과 저희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자리를 계속 가지려 한다.
-위안부피해자법 개정안 통과의 의미도 남달랐을 것 같다
▶저뿐만 아니라 국회와 우리 부처 담당자들이 함께 뛴 결과다. 직원들이 고생을 참 많이 하셨다. 사실 법이 없어도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적극적으로 피해자 지원을 함께하지 못할지언정 법으로 규제하지 않으면 허위 사실이나 명예훼손이 확산하는 상황이 너무나 안타깝지만 (위안부 피해자 모욕 시위를 벌여온) 김병헌에 대한 기소는 굉장히 의미 있는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청소년 자살 문제의 원인과 대책은
▶청소년이 심리·정서적으로 위험한 상태가 아니면 이상할 정도로 우리 사회가 행복한 공간과 시간을 제공하고 있는지부터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울한 아이들에게 상담과 치료를 하기에 앞서 10대가 누려야 할 행복을 우리가 주고 있는가부터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교육 과정에 있어서 학생들이 좀 더 좀 더 지금과 같이 억압당하지 않고 좀 편안하게 자기 정말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게 중요하다. 전 부처만이 아니라 학부모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다.
-20년 넘게 여성 인권 변호사로서 일하며 바라봤던 부처는 실제 어땠나
▶정부가 알면서 못한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부처 간 협의나 제한된 예산·인력으로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이해하게 됐다. 그러나 1, 2년 걸릴 일이더라도 추진할 수 없으니 만나지도 말아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으면 좋겠다. 성평등부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부처에 더 큰 힘과 예산을 실어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변호사가 아닌 장관이라서 보람을 느낀 순간은
▶누군가 '중요한 일을 몇 가지 뽑아달라' 하길래 '다 중요하다'고 답했다. 담당자들을 만나면서도 각 과에서 수행하는 업무는 모두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현장 실무자들의 업무 태도도 보다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 느껴져 다행이라고 평가한다. 지난 3년 동안은 우리 부처가 열심히 해온 일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았지만 지금은 하는 일이 10개면 10개 모두 알리려 한다. 그래야 더 많은 국민이 혜택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이재명 정부 초대 성평등가족부(전 여성가족부) 수장이다. 대학 시절 학생운동을 했으며 사법시험 통과 후 봉사 활동차 서울여성의전화에서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을 위해 법률 상담을 했던 경험이 여성의 현실을 맞닥뜨린 계기가 됐다. 20년 넘게 여성·인권 분야 외길을 걸어온 법률 전문가이며 'N번방 사건' 피해자 변호인단 활동 당시 전국에 분포한 피해자 법률 지원활동을 한 것으로도 주목받았다. "컨디션이 좋아야 판단이 흐려지지 않을 것 같아서" 정부서울청사 17층 장관 집무실까지 계단을 이용하고 5㎞ 러닝을 습관화할 정도로 체력 관리에 철저하다. 업무에서는 속도감 있는 결정을 중시하는 편이다.
△1972년 서울 △중앙여고 △연세대 법학과 △사법연수원 30기 △법무법인 자하연 변호사 △서울 여성의전화 전문위원 △민변 여성인권위원장 △한국성폭력상담소 자문위원 △법무법인 원 구성원변호사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성착취대응팀장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위원 △국회 성평등자문위원회 위원 △국방부 양성평등위원회 위원 △한국젠더법학회 부회장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
b3@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