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비 내리면 벚꽃 다 질라"…여의도 봄꽃축제 첫날 '깜짝 인파'
"고향에선 못 보는 풍경…외국인 방문객에 인기코스"
때이른 절정에 시민 북적…구청측 "개막 전날 34만명"
- 윤주영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오늘 밤에 비가 내리면 꽃이 다 질 것 같아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왔어요."
서울 여의도 봄꽃축제가 개막한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뒤편 윤중로 거리에는 수백 명의 방문객들이 만개한 벚꽃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5m마다 빼곡히 심어진 벚나무에 거리는 옅은 분홍빛으로 물들었고, 행사장 초입부터 진한 꽃향기가 가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늦은 오후부터 전국 대부분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 방문객 상당수도 "꽃잎이 떨어지기 전에 절정으로 핀 벚꽃을 보러 왔다"고 입을 모았다.
아내와 함께 다섯 살배기 아들을 데리고 행사장을 방문한 우 씨(41·남)는 "매년 축제를 오곤 했는데 이번엔 비가 내린다는 소식을 듣고 첫날부터 왔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남겨주고 싶다"고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인형 탈을 쓴 직원 옆에서 아내와 아들의 사진을 연신 찍기 시작했다.
우 씨 일가뿐 아니라 젊은 연인, 노부부, 친구들과 함께 온 방문객 등 평일 오전임에도 다양한 시민들이 벚꽃 축제 현장을 찾았다.
특히 이날 벚꽃 축제에는 외국인 방문객 비중도 10명 중 3명꼴로 상당한 듯 보였다.
벚꽃이 거의 피지 않는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은 흐드러진 벚꽃을 신기하게 바라보기도 했다.
지난 30일 러시아 모스크바서 한국으로 날아온 요롤로프(31·남)는 "고향에는 벚꽃이 거의 피지 않는다. 이런 광경은 처음 본다"며 "근처 여의도 한강공원도 가봤는데 그곳도 벚꽃이 많아서 좋았다. 당분간 근방을 둘러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방문객들을 인솔하던 한 베트남 여성 가이드 역시 "2011년부터 베트남 관광객들에게 여의도 벚꽃 축제가 필수 코스가 됐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역시 일부 고원·산간 지대에서만 벚꽃이 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기후로 인해 비교적 빨리 핀 벚꽃을 보며 근심을 표하는 반응도 나왔다.
어머니를 모시고 온 박 모 씨(30대·남)는 "매년 보는 벚꽃은 여전히 예쁘지만 비교적 개화가 빠른 개나리와 함께 핀 모습이 다소 낯설다"며 "기후위기 여파인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의 벚꽃은 지난해(4월 4일)보다 6일, 평년(1991~2020년의 30년 평균, 4월 8일) 대비 열흘이나 빨리 폈다.
한편 이날 벚꽃 축제에는 늦은 오후까지 많게는 수십만 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됐다.
축제를 주관하는 영등포구청 현장 관계자는 "개막 전날인 2일에만 34만 명이 다녀갔다"며 "오늘은 정식 개막일인 만큼 더 많은 분이 방문하실 것"이라고 전망했다.
legomast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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