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무임승차 제한' 논쟁 점화…"노인 차별" vs "출퇴근 때 자제"
중동 사태 장기화…에너지 수급 위기 대응책 논의
"세대 간 갈등 일으키는 접근법" 비판도
- 강서연 기자, 윤주영 기자
(서울=뉴스1) 강서연 윤주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수급 위기 대응을 위한 대중교통 이용 확대 방안과 관련, '출퇴근 시간대 고령층의 지하철 무임승차 제한 검토'를 지시한 가운데 시민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25일 오전 10시 27분쯤 서울 동작구 지하철 사당역 승강장에서 만난 직장인 김 모 씨(31)는 이러한 논의에 대해 "좋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 씨는 "(지하철이) 혼잡한데도 (고령층이) 많이 타시니까, 제한하면 덜 타시지 않을까"라며 "출퇴근하는 분이 아니라면 그 시간대를 지나서 이용하시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박 모 씨(68·여)는 "아무래도 기름값이 오르니까, 나이 든 사람들이 출근 시간엔 자제하면 좋지 않나"라면서도 "내 생각은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는 사람들도 많을 거다. 나이 든 사람들이 출근 시간에 돈을 벌기 위해 많이 나가는데, 그것마저 제한한다고 하면 난리가 날 것"이라고 했다.
서울 은평구에 거주한다는 80대 여성 송 모 씨는 "순리라면 순리라고 본다"며 "짚고 넘어갔어야 할 문제였는데 지금 제기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 씨는 "노인들이 시간이 많고 나들이가 좋긴 해도, 바쁜 시간대를 피해주면 서로에게 좋은 것"이라며 "젊은 사람들 부담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러한 무임승차 제한이 고령층의 권리를 침해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오전 9시쯤 서울 영등포구 지하철 여의도역에서 만난 전 모 씨(68·여)는 고령층 지하철 무임승차 제한 방안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제 무료로 못 타는 거냐"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전 씨는 "우리 같은 노인들이 집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소일거리나 아르바이트를 하러 돌아다닌다"면서 "지하철비를 내면 단기 아르바이트 등 실제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70대 남성은 "노인들을 차별하는 방향성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인이라고 다 하는 일 없이 지하철 타는 게 아니고, 여전히 일하거나 생업을 위해 이동하는 사람이 많다"며 "세대 간 갈등을 일으키는 접근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몰리는 시간대에 지하철을 증차해야 한다"고도 했다.
20대 여성 김 모 씨 역시 우려를 표했다. 김 씨는 "고령층(이용)을 제한한다고 해도 혼잡도가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이 (전보다) 늘어난 것 같긴 한데, 고령층을 제한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고령층 차별'과 '이동권 제한'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선 "저희(젊은 세대) 입장에서는 좋을 것 같긴 한데 노인분들 입장에서는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것"이라고 봤다.
이 대통령은 전날(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중교통 이용 확대 방안으로 출퇴근 시간대 이용 집중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특히 고령층 무임 이용과 관련해 피크 시간대 분산 유도 방안도 논의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하철 1~8호선 승하차 인원 가운데 출퇴근 시간대(오전 7~9시, 오후 6~8시) 65세 이상 어르신 무임승차 이용객은 8519만 2978명이었다. 지난 한 해 출퇴근 시간대 승하차 인원은 총 10억 3051만 9269명으로, 출퇴근 시간대 65세 이상 어르신 비율이 8.3%로 나타난 것이다.
구체적으로, 오전 7~8시 어르신 비율이 9.7%로 가장 높았고 오후 7~8시가 8.5%였다. 오전 8~9시에는 7.9%, 오후 6~7시엔 7.7%로 집계됐다. 특히 어르신 승객 비율이 가장 높은 시간대는 오전 6시 이전으로 그 비율은 31.1%에 달했다.
k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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